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와 현실(자산규모,소득)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투자를 한다. 하지만 투자에 나서기 전에 자신의 '투자체력'을 먼저 점검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택해야 탈이 없다. 투자 방법을 선택한 뒤에는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다름아닌 생애 재무설계다. 생애재무설계란 어려운 게 아니다. 큰 시각으로,자신의 상황에 맞는 투자 방법을 미리 선택한 뒤 투자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자가 되는 공식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Fv=Pv(1+r)n'이란 공식만 지키면 된다. 풀어서 말하면 투자할 자산의 규모 또는 매월 투자에 투입하는 금액(Pv)을 높이고 수익률(r)을 극대화하고 투자기간(n)을 최대한 길게 잡으면 된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수익률(r)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수익률보다 중요한 게 투자금액(Pv)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투자해야 성공한다는 것은 투자의 상식이다. 그런데 투자할 종잣돈,즉 Pv를 만들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충분한 종잣돈 없이 투자하게 되면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게 되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득과 지출을 관리해야 한다. 소득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지출하고 최대한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만드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가장 먼저 소비를 점검해 보자.꼭 써야 하는 돈은 쓰되 알고 쓰자.꼭 써야 하지만 줄일 수 있는 것들은 줄이자.안써도 되는데 쓴 돈들은 과감히 없애자.이런 과정을 거쳐 가정의 소비 수준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소비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다음으로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서 계획한 소비 규모만큼 넣어 두고 매달 그 범위 내에서 소비하자.그리고 저축할 통장은 따로,비상용 자금을 넣어둘 통장도 별도로 관리하자.일명 '통장 쪼개기'다.

두 번째로 금융자산의 효율성을 점검해 보자.비효율적인 금융자산 때문에 쓸데없이 돈이 줄줄 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대출이 필요할 때 필요한 금액만큼을 가장 편리하게 빌려주는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출은 자산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꼭 필요한 대출인지,대출받으면 어떻게 갚을 것인지에 대해 거듭 고민한 후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에 어떤 대출 상품이 나에게 가장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하는데,대부분 금리만 본다. 하지만 금리 차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상환 방식이다.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만기일시상환방식'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원리금상환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이자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매월 상환하는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만기일시상환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치기간 역시 내지 않아도 되는 이자비용을 내는 것이다.

위험관리,즉 보험도 정리해야 한다. 보험은 통상 아는 사람들의 부탁으로 가입할 때가 많다. 어떤 보험인지,내게 맞는 보장내역인지 잘 알지 못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필요없는 보험,중복가입된 보험 등으로 인해 매달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된다.

보험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실이 큰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자산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재해사망이 아닌 일반사망이나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주요 성인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고려해보고 그에 맞게 보장설계를 하면 가장 합리적인 위험보장을 받을 수 있다.

◆재무목표에 따른 투자계획


수익률(r) 늘리기,다시 말해 투자란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자산을 불리는 것'이다.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먼저 그려보고 그 삶을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대수익률을 정하고 분산투자해야 한다.

소위 '대박'으로 표현되는 수익률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을 정하고 분산투자한 후 기대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이익을 실현해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대박도 가능하다.

수익률은 아무리 높아도 만족이 안 된다. 처음 5% 수익률을 거뒀을 때는 만족스럽지만 투자를 거듭할수록 5% 수익률은 눈에도 안들어 온다. 수익률이 계속 높아져야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쾌락의 쳇바퀴'라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보자.실제 상담을 신청한 사람의 이야기다. "신용대출,카드 현금서비스를 통한 무리한 주식 투자로 한순간에 빚더미에 앉게 됐습니다. 신용대출이 현금서비스 포함 1억2000만원 정도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자만 내는 기간이라 어찌어찌 돌려 막으며 버티고 있는데 몇 달 후면 원금 상환이라 눈앞이 캄캄합니다. "

이 분은 앞서 얘기한 것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투자할 자금을 모아서 여유있게 투자하지도 않았고,과도한 레버리지(신용 1억2000만원,담보 2억원)로 주식에 '몰빵'했다. 이런 경우는 제대로 된 투자계획을 세우기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할까

투자할 때는 전체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주식 투자할 때 종목 구성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전체 자산 구조를 금융과 부동산으로 짜임새 있게 나누는 것이 진정한 분산투자다.

50억원짜리 건물을 가진 사람과 10억원짜리 건물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언뜻 보기에는 50억원짜리 건물주가 더 부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50억원짜리 건물에는 담보대출이 끼어 있고 10억원짜리 건물주는 금융자산도 갖고 있다고 하면 누가 더 부자라고 결론 짓기 힘들다. 진짜 부자들은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이 와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자산가치를 지킬 수 있어서다. 새로운 투자기회가 오면 추가로 투자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들을 정리하면 '재무목표에 맞게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그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투자하자'로 요약된다.

이를 실천할 방법은 먼저 생애재무설계를 통해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재무목표를 정하면 각 재무목표별 달성 기간이 나오게 되고,그 재무목표와 기간에 부합하는 투자 대상이 결정된다. 그 다음으로 투자 대상이 금융상품이라면 금융회사를 선택하고 투자에 따르는 세금관계도 파악한 뒤 기대수익률을 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투자금액(Pv)과 수익률(r) 위주로 설명을 했다. 마지막 요소인 투자기간(n)을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시간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이기수 포도재무설계 서울지점장 resinoid@podof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