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건설 시장의 수주 경쟁 과열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대규모 공공 공사 발주처와 국내 건설사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건설사들은 진출하기 어려운 국가의 발주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데다 사업성이 좋은 프로젝트가 많다며 벌써부터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어 향후 수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23개 발주처에 400억달러 프로젝트

해외 건설협회와 KOTRA가 공동으로 1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로젝트 프라자 2010'에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 중동지역 등 세계 16개국의 23개 국책사업 발주기관들이 참가했다. 이들 발주처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총 400억달러 규모다. 10억달러 이상 대규모 사업도 11개에 달해 국내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요르단이 추진하고 있는 180억달러 규모의 홍해~사해 간(166㎞) 대수로 공사 및 담수공장 프로젝트,40억달러짜리 카자흐스탄 남 · 서부 연결 파이프라인 공사,36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랑선 구간 고속도로 3개 노선 공사 등은 대형 건설업체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미주개발은행(IDB),국제금융공사(IFC) 등이 개발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와 핵심 관계자들도 초청됐다. 개발자금이 지원되는 이들 사업은 공사대금을 회수하기가 수월해 중견 건설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해외사업팀 관계자는 "수주 네트워크가 취약한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의 발주처 관계자들이 많이 방한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물밑 수주전 치열

건설업계는 올해 글로벌 프로젝트 프라자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 건설사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의 경우 발주처 핵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 · 관 합동으로 발주처 관계자를 초청해 건설사들에 상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국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한결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순명 대림산업 해외사업본부 상무는 "설명회에 등장하는 사업 대부분은 해당 국가가 새로 진행하는 신규 프로젝트여서 업계 관심이 매우 높다"며 "요르단의 홍해~사해 간 대수로 공사 등 초대형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대형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고속도로개발회사의 호왕 탄 하이 감독은 "세계 각국의 공공사업 실무책임자들을 한곳으로 초청해 마케팅을 펼치는 행사는 처음"이라며 "발주처 입장에서도 한국 건설사들과 한 자리에서 만나 상담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