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과 이슬람 반군단체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소말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 모두 어린 10대로 병력을 충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살 때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에 들어갔다가 2년만에 탈출한 샤리프는 학교에서 종교담당 교사가 아픈 친척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반 아이들 모두를 모가디슈의 빈민촌으로 데려갔는데 갑자기 반군들이 들이닥쳐 자신들을 모두 버스에 태워선 소말리아 남부의 훈련기지로 끌고 갔다고 증언했다.

샤리프와 친구들은 그곳에서 소말리아인과 외국인 교관으로부터 무기사용법과 매복법 등을 배웠으며, 전투에 나서기 전 가끔 "탱크도 전화기처럼 집어 들어 내던져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마약을 먹기도 했다.

샤리프는 지난달 밤중 친구 6명과 탈출에 성공, 현재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의 보호를 받고 있으나 고향을 장악한 반군에 가족이 죽임을 당할까 겁나서 가족에게 돌아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특히 알-샤바브의 소년병 충원이 증가하는 것은 성인들의 경우 알-샤바브가 전통 수피교 성인들을 공격하고 카트(흥분제 성분이 들어있는 식물의 잎)를 씹는 것에서부터 학교 종소리와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모병에 응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나이로비 주재 분석가 E.J. 호젠두른은 "현대 보병 무기는 어린이도 다룰 수 있다는 게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년병 문제를 추적하는 케냐의 한 구호요원은 소말리아내 협력기관에 의해 확인된 아동 모병 사례만 해도 작년 9월 5건이던 것이 정부군의 대규모 공세설이 있던 올해 1월 26건으로 급증했으며, 공격설이 수그러든 후인 2월엔 20건, 3월엔 18건으로 약간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이념주입이 쉽고 다루기도 쉬운 점 때문에 아프리카 전역에서 무장단체들이 18세 이하는 물론 때로는 9세 어린이까지 병력 충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군 모두 소년병의 실재는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강제가 아닌 "자의"로 입대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모가디슈<소말리아> AP=연합뉴스) carpe8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