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 명의 희생자를 낸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자치주 위수현 강진 발생 이후 중국에서 또다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꼬리를 물고 있다.

2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진 괴담'은 칭하이 지진이 발생한 지난 14일 처음 등장했다.

'칭하이에 이어 허베이(河北)에도 지진 경보가 발령됐다'거나 '15일 오후 1시 19분 베이징에서 규모 6.5~7.2의 강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불안감이 확산하자 베이징 지진국은 지난 16일 "가까운 미래에 베이징에서 지진은 없을 것"이라며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유언비어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며칠 뒤 '6월 13일 난징(南京)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다'는 '예보'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최초로 이 글을 올린 누리꾼은 "이미 미국 우주항공국과 국가지진국이 감지, 인터넷을 통해 예보했으며 중국 당국도 지진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며 그럴듯하게 포장했다.

일부 누리꾼은 "난징 장닝(江寧)구의 온천 수온이 급속이 상승했으며 땅 밑의 진동이 이전보다 빠르고 강해졌다"고 거들며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인터넷에는 대지진 설의 내용은 그대로인 채 지명만 광둥(廣東) 등으로 바꾼 '짝퉁 예언'까지 나돌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엔 한 누리꾼이 "뤄양(洛陽)시 지진국이 닭 3천 마리를 비롯한 가축을 대규모로 방목하며 이 가축들의 움직임으로 지진을 예측하고 있다"며 "이런 원시적 지진 예측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글을 올려 중국의 지진 감측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뤄양시 지진국은 즉각 "당연히 첨단 장비로 감측하지만 동물이나 짐승들의 이상 반응으로 지진을 예측한다"며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감측법으로, 칭하이 지진에서도 효과를 봤다"고 해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진과 관련된 유언비어가 꼬리를 물며 확대 재생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25일 난징 대지진설을 유포한 여성 누리꾼을 체포, 구류 처분을 내렸다.

광둥(廣東)과 산시(陝西),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지진을 '예언'한 누리꾼 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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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