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업계 만년 '넘버3' SK컴즈가 요즘 심상치 않다. 지난해 '시맨틱 검색'을 내놓으며 검색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더니 최근엔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내세워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들의 '사자' 속에 주가도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다음을 제치고 인터넷업종 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차지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위 다음과 시가총액 격차 좁혀…이달들어 40% 상승

28일 오후 2시 17분 현재 SK컴즈는 전날보다 800원(4.83%) 오른 1만7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발(發) 악재로 이날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선전이다.

SK컴즈의 상승세는 기관의 '사자' 덕에 이달 내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SK컴즈의 주가상승률은 약 40%에 이른다. 이 기간 기관이 52만여주나 순매수했다.

SK컴즈의 시가총액은 7503억원까지 확대됐다. 시총 8800억원 수준인 다음이 최근 증시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업종내 시총 2위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은 SK컴즈에 '기회의 땅'

최근 IT(정보기술) 업계의 화두인 모바일은 SK컴즈에 '기회의 땅'이다.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만나면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싸이월드를 통해 국내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K컴즈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SK컴즈는 이날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다음달에는 아이폰용 싸이월드도 출시된다. 지난 3월 윈도모바일 버전 공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싸이월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 11일 SK컴즈는 메신저인 네이트온의 아이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트온은 출시되지마자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 올랐다. 이용자수나 매출 규모로 볼 때 싸이월드의 폭발력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킬러 앱은 SNS가 될 전망"이라며 "SK컴즈가 싸이월드로 모바일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시맨틱 검색, 모바일웹 등 기존 유선에서 하던 서비스도 조만간 대부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그룹사의 지원도 SK컴즈의 미래를 밝게 한다. SK텔레콤은 기존 네트워크 망의 독점을 통한 이익 추구에서 계열사, 혹은 협력사 간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상생 경영으로 전략을 바꾸는 중이다. 이 경우 SK컴즈는 가장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김동희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네이트 사업부가 SK컴즈로 이관될 것 같다"며 "길게 보면 SK텔레콤 내의 콘텐츠와 유무선 인터넷 사업은 SK컴즈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싸이월드 가치 최대 3조원"

미국판 싸이월드인 페이스북이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SK컴즈의 싸이월드는 더욱 가치가 올라갈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월 이용자 4억7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SNS 업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이 상장되면 SK컴즈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동희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외하고 페이스북의 주요 주주는 모두 재무적 투자 성격의 벤처캐피털"이라며 "내년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장외가격을 고려할 때 페이스북의 가치는 240억달러 내외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이 높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받게 되면서 싸이월드의 가치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수 있게 됐다"며 "페이스북의 사례를 적용할 경우 싸이월드의 가치는 최대 3조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