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조기유학…아이는 우울증 부모는 ‘사교육’ 이중고 최근 미국에서 돌아온 김혜경(46)씨의 두 자녀는 방과 후 별도의 과외수업을 받고 있다. 아이들의 실력이 해당 학년의 교과 과정을 따라잡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학교 친구들의 사소한 놀림에도 민감하게 받아들여 자주 싸움으로 이어진다. 김씨는 “아이들이 여어 회화는 좀 늘었지만 어린나이에 이국생활이 타 과목에 대한 부적응과 친구들과 문화적인 충동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둔 권은미(45)씨 역시 조기 해외 어학연수에서 ‘쓴경험’을 한 경우다. 2년간의 짧은 유학생활을 했던 권씨의 딸은 현재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홀로 영국에 보낸 그녀는 “아침마다 전화를 걸어와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우는 아이를 설득할 때면 내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에 후회와 미안함이 밀려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 어학연수 ≠ 영어성적 조기 해외어학연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충분한 준비 없는 조기 어학연수는 시행착오의 연속으로 실패 확률이 높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기본기가 없는 상황에서 낯선 언어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은 언어장벽을 먼저 경험, 영어에 대한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만 키우게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물론 외국에서 영어를 익힌 아이들이 ‘국내파’보다 발음이나 회화 등은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시험성적만 놓고 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직까지 국내 영어 교육 평가가 문법, 어휘, 독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해서 영어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나 학원 등에서 영어 시험을 치르면 ‘해외연수파’ 보다 ‘국내파’ 학생들이 시험 성적을 더 높게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에게 자칫 큰 스트레스와 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온종일 컴퓨터만…‘학습장애’ 이어지기도 귀국 후 문화적 이질감으로 인해 ‘친구 사귀기’에 실패한 아이들 중에는 몇 시간이고 게임이나 비디오에 빠져 지내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인터넷이나 비디오, TV 중독 등은 아이를 또래 집단에서 더 멀어지게 만든다. 과도한 시청각자극이나 비활동적인 생활패턴은 뇌의 불균형을 불러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 학습장애, 난독증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즉 ‘언어적 영역’을 담당하는 좌뇌와 ‘비언어적 영역’을 담당하는 우뇌 중 한쪽 뇌의 신경 세포망이 과잉 발달하거나 기능이 저하되면 좌우뇌가 통합적으로 작용해야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학습과 행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변한의원 변기원원장은 “뇌는 주변환경의 자극을 받으며 발달한다”며 “너무 이른 시기의 해외 어학연수는 낯선 환경에서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감정이나 사회성, 지각능력발달 등을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극복하거나 견디지 못할 경우에는 만성적인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시달리게 된다. ▲ 좌뇌, 우뇌 균형맞춰 치료 ADHD, 우울증 등의 두뇌질환은 좌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뇌 성장발달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영양, 산소, 자극을 공급해주면 떨어진 쪽의 뇌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로 인해 저하된 뇌의 여러 기능들을 한방 뇌오름 운동치료, 감각통합치료, 사회성놀이치료, 청각인지치료, 시청각 운동통합치료, 미술치료 등 칠감(七感: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평형감각, 위치감각)으로 신체에 직접적 자극을 주는 감각통합훈련이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능검사나 뇌 기능검사, 학습능력 검사 등을 통해 개인의 특이성과 뇌발달 정도를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변원장은 “두뇌는 좋아진 쪽의 뇌기능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낮아진 쪽은 자극을 거부해 기능이 더 떨어지게 되는 특성이 있다”며 “개인의 특이성을 간과한 반복적이고 획일적인 치료는 두뇌 불균형을 심화시키거나 일시적 효과에 머무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효과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서는 무조건 해외로 나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어휘 교재, 문법 교재 등으로 영어의 기본을 익히고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유학 전문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학이나 연수에서 아이들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꼼꼼한 계획과 아이들의 나이 성격 등을 잘 살펴야 하고 아이가 한국으로 귀환하는 시점에서 학과 과목이나 문화적인 이해를 잘 높여주면 뜻한바 유학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아이의 성격과 그 나라의 환경을 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고 과거와는 달리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많이 연구 되어져 있다"고 설명하고 "전문가들과 상담을 통해 아이에 맞는 유학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