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각 독도함 함상에서 천안함 실종 장병들의 생존을 기원하는 기원제가 진행 중입니다'(오전 8시48분),'현재 함미를 수면상까지 인양하여 배수작업 실시 중입니다'(오전 10시17분)….

천안함이 드디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던 지난 15일.마이크로블로그 미투데이에는 '대한민국 해군'을 '미친(미투데이 친구)'으로 설정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실종 선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인양 작업 진행 상황을 휴대폰 문자로 실시간 주고 받았다.

◆관공서에 확산되는 마이크로블로그

미투데이에 개설된 '대한민국 해군'은 해군이 운영하는 것으로 천안함 인양 작업 현황을 생중계하면서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블로그가 널리 확산됨에 따라 해군처럼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관공서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소통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가 '21세기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미니홈피,블로그 등 개인들이 저마다 강력한 미디어 수단을 갖게 된 것도 발빠르고 직접적인 소통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로 꼽힌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공지'를 알리는 것보다 이용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수단으로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마이크로블로그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청와대가 미투데이 계정(me2day.net/thebluehouse)을 만든 데 이어 법무부(me2day.net/happymoj),국토해양부(me2day.net/happytraffic) 등 12개 정부기관이 미투데이 계정을 개설해 각 부처에서 관리하는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국가암센터(me2day.net/cancer_info)는 유난히 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유행했던 감기 퇴치법을 알리고,문화체육관광부(me2day.net/culturebu)는 천안함 사태 때문에 연기된 벚꽃 축제 소식을 알려주고 있다. 국토부는 매일 한 시간 단위로 고속도로 곳곳의 도로 정체 현황을 알리고 있다.

트위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철균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은 국정 관련 소식을 전하고 의견을 듣는 창구로 트위터(@saunakim)를 활용하고 있다. 김 비서관의 팔로어는 5300명을 웃돈다. 국토부는 미투데이뿐 아니라 트위터 계정(@happytraffic)도 운영하고 있다.

청와대가 운영하는 어린이기자단인 '푸른누리 기자단'(yozm.daum.net/kid_news)은 다음의 마이크로블로그 '요즘'에 개설돼 있다.

총 8000여명의 초등학생 기자들이 만드는 신문으로 매월 1,3주 목요일 오후 3시에 발행하고 있다. '요즘'에는 지난 2월 말 개설됐다. 푸른누리 기자단의 취재 예정 일정과 같은 푸른누리 관련 소식 등이 주로 올라온다. 취재 에피소드와 같은 주제로 '요즘'에서 활동하고 있는 푸른누리 기자 어린이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기도 한다.

국민권익위원회(yozm.daum.net/acrc0229)는 지난 2월 말 요즘에 마이크로블로그를 개설했다. 미투데이와 트위터계정도 운영 중이다. 정부 정책이나 자주 처리하는 민원 사례,알면 생활에 유용한 정보 등을 올리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 선거와 관련된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친근감 · 실시간 소통 등이 강점

관공서들이 홈페이지에 그치지 않고 미투데이 같은 마이크로블로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한층 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서다. 휴대폰 문자로도 무료로 정보 수신이 가능해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 몫하고 있다. 150자 이내의 짧은 글이다 보니 글 작성도 간편하고 피드백 및 전파 속도 역시 빠르다.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월4일 청와대 미투데이에서 벌인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친 국가대표 선수단의 귀국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 옆자리에 앉을 선수 맞히기'라는 이색적인 퀴즈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답을 맞힌 이용자 5명에게는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던 이 이벤트에는 41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 구내식당의 식사 장면까지 미투데이를 통해 공개,이용자들의 호감을 얻기도 했다.

마이크로블로그를 운영하는 관공서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초기에는 관공서들의 활동을 꺼리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친근한 말투로 평소 궁금했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을 수 있어 흥미롭고 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