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주가 대졸 이상 고학력인데도 빈곤 상태인 가구가 지난해 전체 빈곤 가구의 약 12%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실물경제실장은 18일 `국내 빈곤층의 구조적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상대적 빈곤율과 추계 가구 수 등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상대적 빈곤 가구는 2006년 232만7천가구에서 2008년 250만1천가구로 늘었고, 지난해 다시 257만1천가구로 7만가구 증가했다.

빈곤 가구의 증가 추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학력 빈곤층 비중이 확 늘었다는 점이다.

가구주가 대졸(전문대 포함) 이상 학력을 가진 빈곤 가구의 비중은 2006년 9.1%에서 2007년 9.5%, 2008년 9.4% 등으로 오르내리다 지난해 11.7%로 급증했다.

대졸 이상 빈곤 가구의 가구주 직업을 보면 관리ㆍ전문ㆍ사무 종사자가 2006년 17.9%에서 지난해 29.3%로 크게 늘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맞벌이 빈곤 가구가 늘었는데, 이는 경기 하락 탓에 빈곤층으로 전락하자 부부가 맞벌이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 실장은 추정했다.

빈곤층 가구 유형에서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4.3%에서 지난해 11.5%로 커졌다.

노인 빈곤 가구의 비중은 35.1%에서 42.6%로 커졌으며, 홀로 사는 노인의 빈곤화가 특히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이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가계수지가 나빠져 빈곤층이 확대된 가운데 분배구조 악화에 따른 소득 양극화 현상과 중산층의 붕괴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