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산 공세 수위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첨단 가전 제품으로 꼽히는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뼈 아픈 경험이 있다. 이러다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에서도 우위를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TV 기업인 TCL·하이센스·샤오미 빅3의 지난해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1.2%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보다 높았다. 중국 브랜드의 TV 시장 점유율이 한국을 앞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2023년만 해도 점유율 29.6% 였던 중국 기업이 지난해 1.6% 포인트를 추가로 늘린 반면 한국 기업은 점유율 29.8%에서 1.4% 포인트 줄어들면서 한·중 기업간 점유율 순위가 처음 역전된 것. 중국은 매출 점유율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각각 28.3%, 16.5%로 1, 2위를 유지했지만, 한중 기업간 점유율 격차는 크게 줄었다. 중국의 대대적 물량 공세로 매출도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삼성전자·LG전자)과 중국(TCL·하이센스)의 점유율 격차는 2020년만 해도 34.9%포인트에 달했지만 21.5%포인트까지 좁혀졌다중국 기업이 눈에 띄게 판매량을 늘린 제품은 75인치 이상 초대형 TV다. TCL, 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15.0%, 14.6%로 끌어올리며 입지를 강화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만 압도적 경쟁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49.6%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LG전자도 30.2%로 뒤를 이었다.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각각 1.6%, 0.9%에 불과했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집무실. 기획재정부 신임 총괄과장들이 원형 테이블에 최 권한대행과 마주 앉았다. 이달 초 총괄과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중책을 맡게 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최 권한대행이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행정고시 29회로 이날 초대받은 과장들보다 공직생활 16년 선배이기도 하다.오찬 메뉴는 일본식 라멘 도시락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소추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대부분 오·만찬 일정을 정부서울청사에서 소화하고 있다. 경호 수준이 대통령급으로 격상되면서 외부 식당을 이용할 경우 식당 주인은 물론 다른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아무리 부처 같은 선배여도 후배는 선배 앞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법이다. 일부 과장들은 미리 준비해 간 '포부 한마디'를 머릿속으로 되뇌면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눅이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최 권한대행이었다."각자 한마디씩 하라고 하면 부담스러울 테니, 그냥 내 얘기를 할게요."최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첫 한 달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했을 때는 하루 2만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 했다. 대부분 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당시를 회상하며 "정신적인 압박이 컸다"며 "이래서 공직자는 정치를 못 한다고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최 권한대행은 기
중국 증시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주에 글로벌 자금이 쏠리고 있는데다 알리바바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중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지난 2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85% 오른 3379.11에 장을 마쳤다. 상하이·선전증시의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 역시 전 거래일 보다 1.26% 오른 3,978.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하며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AI 제품 판매 호조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껑충 뛴 영향이다. 모건스탠리는 "알리바바의 실적과 투자 계획은 글로벌 AI 기술 시장에서 중국이 선도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했다.전문가들은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당국마저 기술 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고 봤다.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알리바바·화웨이 등 중국 빅테크에 힘을 실어주면서 민간 부문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빅테크 수장들을 불러모아 좌담회를 열고 경제 발전에 민간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주기를 당부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 무역 갈등이 연이어 불거진 와중에 이같은 행사가 이뤄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친기업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중국 경제가 더 나은 궤도로 향해 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강력한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