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폭발-좌초-피로파괴 낮아"
선체 인근에서 터지는 버블제트 어뢰 가능성

천안함 침몰사건을 규명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16일 함미 절단면을 조사한 결과, '외부충격'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조단은 이날 "선체 절단면과 선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검사를 한 결과 내부폭발보다는 외부폭발의 가능성이 높다"면서 "함수를 인양해 잔해물을 수거한 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세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으로 외부충격을 상정하는 것은 결국 어뢰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은 전날 밤샘 조사에서 선체가 구멍이 나지 않았고 절단면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 것 등 다양한 현상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근거로 합조단은 함미 탄약고와 연료탱크, 디젤엔진실에 손상이 없었고 가스터빈실의 화재흔적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선피복 상태가 양호하고 선체의 손상형태로 미뤄 내부폭발에 의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해도와 해저지형도 등에서도 침몰지점에 해저장애물이 없었고 선체 밑바닥이 찢긴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좌초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합조단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피로에 의한 파괴의 경우에는 선체 외벽을 이루는 철판이 단순한 형태로 절단되어야 하는데 천안함 함미 인양후 드러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확인된 것처럼 천안함 외벽의 절단면은 크게 변형되어 있고 손상 형태가 매우 복잡했다.

합조단이 외부충격으로 결론낸 이상 북한의 잠수함 공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천안함에 탑재된 어뢰나 하푼미사일이 인양결과 유실된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는 함정이 두 동강 나 가라앉으면서 선체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자체 사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또 초계함을 단번에 침몰시킬 수 있는 수중무기는 경어뢰와 중어뢰, 기뢰 등을 꼽을 수 있지만 기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군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뢰를 설치하려면 단발이 아닌 여러 발을 설치해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

특히 망망대해에서 단발의 기뢰로 88m 길이의 초계함을 명중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탄두중량 270여㎏의 경어뢰나 300여㎏이상의 중어뢰에 의해 가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선체가 파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격(직주)어뢰 보다는 함정의 스크루 소리를 따라가는 감음식 어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감응식 어뢰가 선체 아래 수심에서 폭발, 물기둥(버블제트)을 형성한 힘으로 선체를 밀어올리면서 동강나 침몰했을 가능성을 말한다.

윤덕용 합조단 공동조사단장은 "좌측에 힘을 받아 우측의 절단면이 파괴된 것은 외부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선체 인근에서 터져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해 버블제트 어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외부충격, 특히 어뢰에 의한 폭발일 경우 어뢰가 어느 나라 제품이며 어느 나라의 잠수함 등 공격수단에 의해 발사됐는지가 앞으로 합조단이 규명해야 할 핵심과제로 꼽힌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을 일차적으로 의심할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하는 파편 등 단서를 확보해야 한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사거의 원인 규명을 위해 국내 최고 민간 전문가들 뿐아니라 미국, 호주, 스웨덴 등의 해난 사고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조사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군은 사고해상 반경 500m 해상에서 청해진함과 무인탐사정인 '해미래호'를 투입해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만약 성과가 없으면 쌍끌이 저인망 어선을 이용해 파편을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상헌 기자 threek@yna.co.kr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