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많이 먹은 사람은? 조사를 해보니 커다란 통을 무료로 받은 사람들이 작은 통을 받은 사람들보다 팝콘을 많이 먹었다. 그들은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우걱우걱 씹어댔던 것이다. 그래서 극장 측은 작은 용기에 팝콘을 주는 방식으로 팝콘 소비량을 줄였다. 문제는 '상황'이었다. 변화를 가하려면 그 사람의 상황을 바꿔야만 한다.

《스위치》는 조직행동론 전문가 둘이 극적인 변화를 손쉽게 이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한 자기계발서다. 저자들은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구체적인 스케줄을 짜라'는 식의 공허한 구호를 외치지 않는다. 철저한 자기관리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끈 사소한 상황 변화에 주목할 뿐이다.

간호사에게 업무 중임을 알리는 조끼를 입혀 6개월 만에 투약 실수를 47%나 줄인 병원,소규모 유통회사가 16년 만에 630억달러 규모의 거대 업체로 성장한 비결,그릇 하나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대생,몰락하던 브라질 철도회사를 4개의 메시지로 회생시킨 CEO,앵무새를 잡아먹던 세인트루이스섬 사람들을 앵무새 애호가로 바꿔놓은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자원도 권한도 없던 이들이 조직과 환경을 바꿔 나간 지혜들로 가득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변화가 더 이상 어렵고 힘들기만 한 게 아니라,손쉽고 즐거운 것임을 알게 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