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은행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올리면서 국민 우리 신한은행 등 10개 주요 금융사의 신용등급도 한 단계씩 상향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외화를 차입해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은행이 해외에서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하락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3일 100bp를 기록했으나 등급이 상향된 14일엔 94.5bp로 대폭 하락했고 우리은행도 112bp에서 110bp로 떨어졌다. 신한은행 역시 102bp에서 101.3bp로 내려갔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 입장에서는 CDS 프리미엄 하락분만큼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던 1999년과 2002년,2007년에도 은행주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은행주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라 15일 은행업종지수는 359.30으로 전 고점(작년 10월26일 359.53) 돌파가 임박했다. 지난 2월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되는 등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겹쳤다.

미국 JP모건체이스가 이날 1분기 순이익이 33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고 발표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원자재 수입비용이 감소하는 종목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음식료 등 내수업종과 유가 상승 효과가 상쇄되는 에너지 관련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과 함께 신용등급이 상향된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를 동시에 누릴 전망이다.

반면 지난달까지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는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용등급 상향은 어디까지나 사후적 조치인 만큼 그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노경목/김동윤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