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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대통령에게 태권도 가르치며 시장 뚫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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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共 등에서 8개 기업 경영중인 권택일 테트라피스 회장
    "아프리카 대통령에게 태권도 가르치며 시장 뚫었죠"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70여일가량 앞둔 지난달 말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한 한국 음식점에 모처럼 남부 아프리카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기업인들이 대거 모였다. 아프리카 각국의 한인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남아공 방문 문의가 이어지자 대회 기간 중의 숙소,교통수단 마련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집결했다.

    이 모임을 주도한 사람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타이거 권(Tiger Kwon)'이라는 별명으로 활약 중인 권택일 테트라피스 회장(56).남아공과 짐바브웨 등에서 건설,정보기술(IT) 등 8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권 회장은 벌써 30년 가까이 아프리카를 뛰어다녔다. 이제는 이곳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 됐다. 특히 남부 아프리카 고위 당국자들과의 친분이 두텁다 보니 한국 기업인들이 이 지역 수출을 타진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인사로 꼽힌다.

    그와 아프리카와의 인연은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과 아프리카,중남미의 교역이 본격화되자 그는 1983년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배낭,군복,수통 등 한국의 군 관련 장비가 아프리카에서 큰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자 권 회장은 내심 사업 확장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1989년 당시 한국의 적성국가였던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 중심가에 백화점을 세웠다.

    권 회장은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을 만큼 무모한 결정이었다"고 회상한다. 백화점은 3년도 안 돼 잿더미로 변했다. 1991년 기니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동 탓에 백화점은 불에 타고 상품은 모두 약탈당했다. 권 회장은 "한국인 직원들과 차 한 대에 몸을 싣고 밤길을 죽기살기로 달려 니제르의 니아메이로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콩고와 나이지리아로 무대를 옮겨 재기에 나섰다. 19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주 무역품도 군장비,진압장비에서 IT장비로 바뀌었다. 1997년에는 국내에 오성아이엔씨를 설립해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섰다. 특히 오성아이엔씨가 개발한 레이저 과속탐지 카메라는 한국 경찰청에 800대를 공급하고 싱가포르와 브라질,중국 등에 수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했다.

    남아공과도 이 장비로 인연을 맺게 됐다. 2000년 요하네스버그에 무상으로 교통단속장비,관련 인프라를 설치해 주고 그대신 범칙금의 50%를 받는 조건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더반,웨스턴케이프 등 다른 도시에도 제품을 무상 공급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아프리카 정치인들과 교류를 이어가면서 정부 발주 사업을 잇달아 따냈다. 현재 짐바브웨 정부로부터 국유지를 불하받아 외교단지 건설을 추진하고,남아공석유공사(페트로SA)와 손잡고 원전 개발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태권도도 비즈니스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태권도 연맹(ATU) 부회장인 그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태권도 사범들을 통해 드니 사수 응게소 전 콩고 대통령,빙구 와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등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명예 단증과 도복을 수여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협력 관계 증진에 나서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도 권 회장의 몫이다. 2007년 남아공 부통령과 장 · 차관 등을 포함한 140명의 사절단을 한국에 초청하고 지난해에는 현대건설,산업은행 등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무가베 대통령의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아프리카가 아시아 기업들의 전장(戰場)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프리카는 식민지 경험에 대한 동질감,고속 성장에 대한 동경 등으로 한국에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에 여러모로 유리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아프리카 비즈니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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