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제품 공개 때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미국 애플사의 태블릿PC 아이패드가 3일(현지시간)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미국보다 2년이나 뒤져 이제야 막 스마트폰 열풍에 합류한 우리로서는 아이패드 출시에 어느 때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기술(IT)트렌드를 바꿀 또 다른 주역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아이패드가 시장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능 IT 기기로서 노트북PC나 스마트폰을 넘어 IT 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아이폰의 크기만 확대해 놓은 데 불과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創出)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패드의 성공 여부가 아니다. 그보다는 IT산업의 중심축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일이다. 현재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모바일화 및 통합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아이패드 출시는 그런 움직임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IT 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진적 처지에 빠진 것은 지금의 상황 그대로다.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 또한 없다. 실제 애플 측은 아직 아이패드의 한국 출시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물론 국내 업체들도 태블릿PC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는 있다. 그렇지만 콘텐츠 위주로 재편(再編)되는 IT 시장에서 소프트웨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 업체들이 과연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자칫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우물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관련업계는 국내 시장 지키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이들 제품을 서둘러 도입, 치열한 경쟁을 통해 관련 시장도 키우고 우리 제품의 경쟁력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정면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 역시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 경쟁 환경을 적극 조성해야 한다. 또 머뭇거리다가는 IT 강국의 위치마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