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아직 겨울이지만 창업 열기는 뜨거웠다. 동해안의 관광도시 강릉시에서 24일 진행된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에는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 취업난 속에 고조되는 창업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강릉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영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 학생들과 함께 참석한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의 신정길 교수(호텔운영학과)는 "좋은 창업 정보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호텔운영학과 학생 33명 전원과 함께 왔는데 학교 수업보다 훨씬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 · 한중대 등 대학생들이 세미나 장을 가득 메웠다. 폴리텍대의 한창진씨(26)는 "졸업 후 창업할 생각"이라며 "커피전문점을 열려고 하는데 전문 강사들이 상권분석과 마케팅 기법을 알려줘 매우 유익했다"고 반겼다. 같은 대학의 김종광씨(23)는 "중기청의 자금대출 방법 등 구체적인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송태섭 한중대 교수(경영학)는 "재학생의 70% 이상이 취업보다 창업을 희망하고 있다"며 "지방대학의 경우 실무에 필요한 창업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더 많은 설명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자영업자 및 예비 창업자들은 20년 이상 현장 경험을 가진 강사들의 발표 내용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고경진 창업연구소 소장은 "창업 때 무조건 큰 상권에 자리 잡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틈새시장을 파고들라고 주문했다.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점포를 구하기에 앞서 자신의 강점부터 파악해 업종을 선정하는 게 순서"라며 "아이템에 맞는 상권을 찾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강연 직후 현장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도 많았다. 동해시에 사는 안미자씨(52)는 5000만원의 창업자금으로 66㎡짜리 순대집을 열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최병진 BJ외식창업연구소장은 "순대집은 너무 많은 만큼 주차장이 있는132㎡ 규모의 점포를 구해 자신만의 칼국수와 김치 노하우를 익혀 승부를 걸어보라"고 권했다.

◆…점포 방문 컨설팅에선 두 달 전 임당동에 커피숍 '티리야드'를 오픈한 조윤주씨(44)가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돼 적자 상태라며 해결책을 구했다. 이에 윤부길 핸드플러스컨설팅 대표는 "손님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베이글을 메뉴에 추가하고,여름철을 대비해 빙수와 아이스 블렌디 음료도 준비하라"고 제안했다. 성광영 SKY창업연구소 대표는 "커피와 샌드위치 그림을 매장 내부에 크게 걸어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해 분위기를 띄우라"고 조언했다.

강릉=최인한/심성미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