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조심하고 있다.오직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성시백), "셰계선수권대회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김민정)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19~21일.불가리아 소피아)에 나선 남녀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확실히 씻고 세계최강 전력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14일 소피아에 도착한 대표팀은 이튿날부터 장거리 비행으로 쌓인 피로에도 불구하고 지구력 훈련과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고, 나흘 동안 집중훈련을 통해 스피드를 끌어올리면서 동계올림픽때와 비슷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역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아픔을 맛봤던 성시백(용인시청)이다.

남자 1,500m에서 뜻하지 않은 동료와 충돌사고로 메달을 놓친 성시백은 500m 결승에서는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미끄러지면서 다잡은 금메달을 날렸다.

1,000m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성시백은 결국 계주와 500m에서 은메달 2개에 만족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 성시백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성시백은 18일(한국시간)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을 조심하고 있다.

지금은 오로지 머릿속으로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다른 경쟁 상대보다 나 자신과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큰 경기 징크스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떠올리며 "아쉬웠지만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나와의 싸움이다.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주종목인 500m에서 실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스타트부터 밀려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성시백은 특히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고 나서 행사가 많아 훈련 시간이 모자라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사정은 다른 나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남자대표팀 못지않게 여자대표팀 역시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계주에서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뺏겼던 터라 이번 대회에서 다시 맞붙을 '중국 타도'의 의지가 남다르다.

당시 억울하게 임페딩 반칙(밀치기) 선언을 받았던 김민정(용인시청)은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라며 "지금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첫 경기부터 중요하다.

현재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라며 "다른 경기는 몰라도 계주는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대표선수들도 모두 같은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정은 이어 "컨디션은 100%가 아니지만 지난 여름 고생했던 게 있어서 아직 버틸 수 있다"라며 "이번 시즌 내내 중국에 밀렸지만 올림픽 때 사실상 뒤집었다.

쇼트트랙은 작은 차이가 승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집중력은 우리가 앞선다.

어렵지만 좋은 승부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