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18일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 지방공기업 26곳에 대해 청산과 통 · 폐합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공기업이라고 하면 이처럼 '방만경영의 대명사''신의 직장'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일부 지방공기업의 경우 적극적인 경영개선을 통해 민간기업 못지 않은 경영효율을 보여주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행안부가 시상하는 '제12회 지방공기업 경영대상'수상업체들이 바로 그들이다.

서울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의 경우 지난 2006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다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공기업 방만 경영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곤 했다.

그러나 CJ와 기린 등 민간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최상모 이사장이 취임한 2007년부터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서 체질개선을 이뤘다. 전 직원 성과연봉제와 기업형 팀제,직위공모제,복수직급제 등을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경쟁을 유도했고 고객중심의 서비스 마인드를 심는 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2008년 1인당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16.8%,당기순이익은 18.6% 증가하는 등 높은 성과를 보였다. 공기업 경영평가도 '다급'에서 2008년 '우수'로 수직 상승했다.

대상을 받은 서울특별시농수산물공사의 경우 '지방공기업 혁신모델'로 불릴 정도로 경영혁신의 교과서로 통한다. 신속한 유통정보 제공,도매시장 물류체계 개선,원가절감,나눔경영 등으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가에서도 5년 연속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시설관리공단은 원가절감을 강력히 추진하면서도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시설관리공단은 부산시로부터 넘겨받은 대행사업이 많아 내부 관리의 낭비요소가 많았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조직보다는 개인의 실리만을 추구하는 문화가 판을 치고 있었다. 마선기 이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월가절감,용두산공원 정비,광복동 지하도 정비 등 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특히 지방공기업으론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공단의 청사진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토대를 마련했다.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한 곳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선진 노사관계 구축으로 신노사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메트로 노조는 지난 22년간 파업 10회,쟁의 27회를 벌일 정도로 강성노조의 상징이었으나 노사평화선언을 계기로 사 측과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행안부와 한국경제신문,한국자치경영평가원은 이러한 지방 공기업들의 우수 사례를 소개, 다른 지방 공기업에 전파하기 위해 1998년부터 '지방 공기업 경영대상'을 마련해 시상하고 있다. 12회째인 올해는 서울특별시농수산물공사, 부산광역시시설관리공단 ,안산시시설관리공단, 인천광역시시설관리공단,서울 관악구시설관리공단, 서울메트로,서울 마포구시설관리공단 등 7개사가 상을 받는다.

행안부 회계공기업과 박민규 사무관은 "수상업체들의 사례 확산을 위해 지방공기업의 내부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임원추천위원회나 통합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지방공기업의 경영 개선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