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로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지지자들이 14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현 정부에 최후통첩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레드셔츠'로 불리는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는 이날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에게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친탁신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은 "아피싯 총리가 15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2시)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총리직을 유지할 경우 방콕 도심의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시가행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 아피싯 총리는 의회 해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피싯 총리는 주간 라디오 연설에서 "의회 해산과 총리직 사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군부 쿠데타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비폭력 시위를 약속한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정오까지 1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 10만명이 방콕에 집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정부시위대는 트럭 버스 오토바이 보트 등을 타고 북부지역 등에서 모여들고 있다.

5만명의 군인과 경찰이 방콕 주요 지역에 배치돼 만약의 폭력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시위대가 큰 충돌 없이 방콕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를 내렸다.

이번 사태와 관련,영국 등 33개국은 태국 방문자들에게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 홍콩,마카오는 지난 11일 방콕 및 인근 지역에 여행 자제를 의미하는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한국 정부는 태국 남부 4개주(나라티왓,파타니,얄라,송클라)를 여행경보 3단계인 '여행제한 지역'(긴급목적을 제외한 여행 자제)으로,방콕을 포함한 태국 내 다른 지역은 1단계인 '여행유의 지역'(신변안전 유의)으로 정해뒀다.

서기열/이미아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