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로 인천종점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15분쯤 차로 달리면 여의도의 18배에 이르는 송도국제도시(5325만㎡)가 한 눈에 들어온다.10여년전만 해도 갯벌과 황량한 바다였던 이곳이 지금은 초고층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천지개벽했다.같은 갯벌이었던 영종지구는 항공ㆍ항만의 물류도시로, 청라지구는 레저ㆍ스포츠의 관광도시로 대변신해 두바이 ‘팜주메이라’에 버금가는 글로벌 해양도시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바다를 낀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천과 같은 해상 신도시 건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정부가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키로 한 마리나산업과 연계해 바다를 메워 미래의 해양 신시대를 대비하고, 육상의 턱없이 부족한 토지 공급도 바다에서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남 마산시는 오는 3월부터 해상신도시 착공에 들어간다.마산항 항로 준설 과정에서 생겨나는 흙을 이용해 서항과 가포지구 육지부와 공유수면 등 177만4000㎡를 매립해 인구 3만명을 수용하는 아파트와 상업시설, 문화시설, 녹지공원 등을 조성하는 대역사다.시비와 민간자본 등 모두 6910여 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마산시 관계자는 “신도시가 건립되면 현재 육지와 1.5km 가량 떨어진 마산의 명물 돝섬에 불과 300m로 접근하게 된다”며 “동양에서 제일 높은 명물다리 마창대교(164m)가 정면에 위치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우수한 ‘명품해상도시’ 면모를 갖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항시도 최근 영일만항 남쪽해역 146만㎡에 2020년까지 해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항시의 해상신도시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전액 민자를 유치해 사업비 5500억원을 들여 총 부지 146만2000㎡ 가운데 110만6천여㎡는 바다를 매립해 크루즈여객선 터미널, 워터파크 등 위락.휴양시설과 마린호텔, 리조빌, 아파트 등 에너지 자급형 숙박.주거시설, 애니메이션파크, 문화시설 등을 조성키로 했다.

포항시는 해상신도시가 조성되면 생산유발효과 5900억원, 취업유발효과 5600여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250억원에 관광객수도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부산시는 최근 ‘플로팅 아일랜드’개발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부산 앞바다에 해상관광레저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기술적, 정책적, 경제적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세미나를 주최했던 영남 씨 그랜드 사업단 단장인 송화철 한국해양대 교수는 “지금까지 부산은 바다를 매립해 육지로 만드는 방식으로 용지를 확보했지만, 이제부터는 부유식 구조물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상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양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재원조달과 환경단체 반발 등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이있다.부산시가 1990년 정부 승인을 받아 부산 영도와 송도 사이의 남항 앞바다에 258만 평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려던 인공섬 건설 사업이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만 허비한 채 17년 만에 공식 중단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외자유치가 부진, 첨단산업단지 등의 조성이 늦어지면서 아파트 가격만 급등하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마산시 해양신도시 건설계획에 대해서도 마산환경단체의 반발이 극심하다.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