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 스팩)인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22~23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SPAC은 인수 · 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세워진 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우회상장시켜 수익을 얻는 회사다. 개인 투자자 등이 소규모 자본으로도 M&A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미국 등 해외에선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는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이번에 처음 소개됐다.

SPAC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신탁기관에 상당 부분 예치하도록 돼 있어 어느 정도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공모금액의 96% 이상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할 계획이다.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이 예치금을 반환한 후 청산하게 된다.

SPAC은 증시에 상장한 덕분에 장내매매를 통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 선정된 합병 대상 기업의 투자 매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합병 절차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빠져나올 수 있다. 지성배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 대표는 "원금이 보장되고 현금화가 가능해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사모펀드(PEF) 등과 다른 점"이라면서 "시장 상황 등에 관계없이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상장을 진행할 수 있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긍정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녹색성장 및 신성장동력산업에서 잠재력을 가진 업체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한다. 특히 주주가치 7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업체를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지 대표는 "지속적인 주주가치 창출을 목표로 1차 M&A 이후 기업의 성장성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 경우 2차 M&A를 추진해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경험상 SPAC은 M&A가 발표된 후 완료될 때까지의 수익률이 가장 좋다"면서 "국내 1호 SPAC인 만큼 성공적인 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2500만여주 중 일반배정 물량은 모두 750만주로 대우증권과 한화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공모가는 3500원이며 상장 예정일은 내달 3일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