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뒤…로봇이 건강 체크, 홈 헬스케어로 의사에 알려준다
오늘은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날.K씨는 인터넷 검색과 내비게이션 기능이 장착된 시계형 컴퓨터를 손목에 찼다. 시계 앞면에 부착된 화면에는 지하철 배차시간과 극장의 위치가 나타난다. 상영관에 들어간 그는 맨 눈으로 3D 입체영화를 관람한다.
공상과학만화나 SF영화에서 보는 장면이 아니다. 앞으로 10년여 뒤 우리의 일상생활이 될 모습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 원장 이준승)은 10년 후 우리생활의 변화를 주도할 '10대 미래유망기술'을 17일 선정했다.
이 중에서 휴대용 태양전지 기술이 시선을 끈다. 휴대용 태양전지는 도화지 두께로 두루마리처럼 말아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가 떠있는 동안 들고 다니면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상용화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께는 실제 생활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KISTEP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휴대폰을 비롯한 개인 휴대 전자장치에 편리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무선전력 송수신 기술도 눈에 띈다. 이 기술은 일정한 거리 안에서는 콘센트와 플러그가 없더라도 전력을 송수신 할 수 있는 기기를 장착하면 무선으로 각종 가전 및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2019년께는 상용화될 전망이다. KISTEP 관계자는 "각종 전자기기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40%에 불과한 전력 전달 효율을 개선하고 송수신기 크기를 휴대용으로 소형화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밖의 10대 유망 기술로는 △입는 컴퓨터 △3차원 디스플레이 △간병 도우미 로봇 △다목적 백신 △유전자 치료 △홈 헬스케어 시스템 △스마트 원자로 △에코 에너지 제로(Eco-Energy Zero) 건축 등이 포함됐다.
이번 10대 유망 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KISTEP은 우선 1000여명의 과학기술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방식의 아이디어 조사를 실시한 뒤 202명의 전문가로부터 380개의 기술과 관련한 제품 및 서비스 기능을 제안받았다. KISTEP은 실현 가능성,기술내용 등을 중심으로 47개로 압축한 뒤 시민패널 및 전문가 평가를 거쳐 10개의 기술을 최종 선정했다. 일상생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주요 미래기술을 예측,전략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수요자 관점에서 실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했다는 것이 산기협 측 설명이다.
선정 분야도 확대됐다. KISTEP은 올해 전자,의료,바이오,기계,에너지,우주,환경,나노소재,건설,재난 · 재해 등 10개 분야에 걸쳐 10대 기술을 뽑았다. 지난해에는 전자,에너지,생명공학,나노소재 등 4개 분야에서만 10대 기술을 선정했다. 한성구 KISTEP 기술예측 센터장은 "이번 미래기술 선정 결과가 미래 사회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매년 새로운 관점과 시각에서 기술 발전 현황을 검토하고 분석해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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