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불법 정치활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들이 민주노동당 비공식 계좌에 얼마나 많은 당비를 납부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민노당 명의로 K은행에 개설된 비공식 계좌에서 2006년 이후 최근 3년간 100억원 이상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민노당의 공식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증거인멸 교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오병윤 민노당 사무총장이 2008년 8월~2009년 11월 회계책임자로 재직하는 동안 55억원이 공식 계좌로 입금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상 정당은 선관위에 신고된 공식 계좌를 통해서만 정치자금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55억원 가운데 적지 않은 금액을 전교조나 전공노 조합원이 보낸 것으로 보고 누가 얼마나 많은 자금을 보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비공식 계좌의 출금 내역은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확인했지만 당시 입금 내역 확인은 불가능해 입금 내역을 볼 수 있는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오 사무총장 이전에도 55억원을 제외한 수십억원이 비공식 계좌에서 공식 계좌로 빠져나간 정황을 잡고 전임 회계 책임자 2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불법 당비나 자금은 한 푼도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