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녹십자(대표 조순태)는 자체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GCC1290K’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임상시험 진입을 승인받았다고 10일 발표했다.회사는 이에따라 올해 안에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한 뒤,추가적인 글로벌 다국가 임상시험을 실시해 효과 및 안전성이 검증될 경우 이르면 2015년께 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한 FDA 신약 임상시험 진입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강원대 약대 김형춘 교수 연구팀이 정부의 뇌프론티어사업단 지원을 받아 2006년 항파킨슨성 효과를 발견한 화학합성 선도물질을 토대로 ‘GCC1290K’를 개발해 이같은 성과를 얻어냈다.회사는 2008년 강원대로부터 이 물질을 도입한 뒤 자체 동물실험 등을 통해 생체 이용률이 높고 경구투여도 가능한 ‘GCC1290K’를 만들었다.

녹십자 종합연구소 김정민 상무는 “GCC1290K는 자체 동물실험에서 탁월한 항파킨슨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며 “특히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신경세포의 퇴행성 변성을 막아 기존 치료제의 장기 투여로 발생하는 운동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도 치료할 수 있어 제품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도파민은 운동기능을 제어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신경세포에 의해 체내에서 만들어진다.회사는 ‘GCC1290K’에 대해 미국, 유럽 등 16개국에 물질, 용도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녹십자는 임상시험 진입 심사가 까다로운 미국 FDA로부터 승인 신청 한달여만에 ‘GCC1290K’의 신약 임상시험 진입승인을 받아 글로벌 신약 상용화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향후 글로벌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파트너를 찾아 이 신약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GCC1290K’가 출시되면 전세계에서 처방되고 있는 기존 약물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기존 파킨슨병 치료제는 증세를 개선하거나 악화를 지연시키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장기 투여 시에는 중추신경계의 지속적인 자극에 따른 심한 행동 장애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파킨슨병은 명확한 발병 원인 없이 서서히 진행되며 뇌 속에 도파민을 만드는 흑질의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해 근육의 강직과 몸동작 둔화 등의 운동장애를 나타내는 중증 뇌퇴행성질환이다.국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파킨슨병치료제 시장규모는 2007년 기준 20억달러이며, 2013년에는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내에는 약 7만명 정도의 파킨슨병 환자가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