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은 무척 행복했습니다. 회원사들이 열성을 다해 도와줘 회장으로서 일을 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어요. "

2006년 2월부터 2년 임기의 회장직을 연임하고 이달 23일 물러나는 이상연 중소기업이업종중앙회 회장(61)은 "4년간 일해오면서 소기의 성과를 올려 만족스럽게 물러날 수 있어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경남 창원에서 동트기 전 출발하는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중앙회 업무를 보고 밤에 내려가는 생활을 매주 한두 번씩 4년간 해왔다. 자동차변속기 부품을 생산하는 경한코리아와 태국 현지법인 경한타일랜드를 경영하는 이 회장은 "회장직을 맡으면서 회사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직원들이 솔선수범해줘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경영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독자 경영활동을 하거나 동종 기업 간 교류를 통한 기술혁신으로는 한계에 봉착하기 쉽다는 판단에 따라 1988년부터 이업종교류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경영자 간 신뢰 구축과 공동사업 기반 조성에 머물렀지만 점차 신사업을 창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업종 활동이 변화해왔다고 이 회장은 소개했다.

실제 에프에스씨 등 3개사가 모인 인천IT기술교류회는 비가 올 때 운전자가 스위치를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강우량을 감지해 와이퍼의 작동시간 및 속도를 제어해 주는 자동차용 레인센서를 개발했다.

한국에어로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대전 · 충남지역 부경교류회는 오일 누수 문제를 일으키는 급유식 공기압축기를 대체할 무급유식 고효율 공기압축기를 개발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교류회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중소기업 기술융 · 복합센터'를 전국 광역권 단위로 세우기 위해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며 "시장을 선도할 만한 다양한 기술개발을 통해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앙회가 중심이 돼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는 업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야 가능하다"며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이업종중앙회는 대표적인 단체로 경제 6단체로서 위상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중앙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회장 취임 당시 218개 그룹 4079개사였던 회원 수를 현재 286개 그룹 6238개사로 늘렸다.

또 CEO 한마음 경진대회를 비롯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중소기업이업종 전진대회 및 채용박람회,국제심포지엄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 중앙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또 지난해 8월부터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협력 멘토링사업'을 위탁받아 업무를 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2008년부터 매년 2회 실시하고 있는 이업종 기술융합경진대회를 통해 이업종 중소기업 간 실질적인 지식과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간 이업종 교류활동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IT강국'으로 이름을 높인 데 이어 '이업종 강국'으로 새로운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기업경영과 경남오페라단 후원회장,경남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등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해온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비롯 모범중소기업인상,글로벌 마케팅파이오니어상,마케팅대상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