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다음날은 돈 넣는 날?'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다음 날 펀드로 크게 돈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두번째로 큰 40.00포인트 폭락했던 지난달 29일 다음 거래일인 1일에는 국내주식형펀드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881억원이 순유입돼 폭락당일 의 828억원이나 2거래일 후인 2일의 789억원보다 유입액수가 증가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세번째로 큰 37.66포인트 떨어졌던 지난달 22일 당일에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천385억원이 순유출됐지만,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1천379억원이 순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가장 큰 49.30포인트 폭락했던 지난 5일 다음날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아 제외했다.

이 같은 경향은 작년에도 뚜렷이 나타났다.

작년 코스피지수가 가장 크게 폭락했던 11월27일(-72.02포인트) 다음 거래일인 30일에는 국내 주식형펀드로 순유입액이 1천77억원으로 급증했다.

27일 당일에는 884억원이 순유입됐다.

두번째로 큰 폭락이 있었던 7월13일(-50.50포인트)의 경우에도 당일 25억원에 불과했던 순유입액수가 다음거래일인 14일에는 62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경향은 재작년 금융위기를 경험해 펀드가 반토막나는 아픈 경험을 한 펀드투자자들이 작년 이후 변동성이 커진 증시 상황을 이용하는 투자를 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수석연구원은 "거액 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어놨다가 지수가 많이 빠진 날 지점에 전화를 해 자금을 넣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경우 변동성을 잘 이용해 지수가 푹 빠졌을때 넣는 금액을 확 늘려버리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나쁘게 말하면 펀드에도 단타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