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진로↓…국순당↑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막걸리 열풍에 소주와 맥주 제조업체의 주가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맥주와 진로는 이달 들어 각각 8.83%와 8.02% 하락했다.

하이트맥주의 지난 1일 종가는 15만8천500원이었지만 불과 일주일만인 8일 14만4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진로도 3만8천50원에서 3만5천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후반 급락한 것을 감안해도 낙폭이 큰 편이다.

코스피지수는 이 기간 3.10%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증권사들은 잇따라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파이 나눠먹기'식인 주류 시장에서 맥주와 소주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서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진로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하이트맥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렸다.

다만 올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송광수 연구원은 하이트맥주에 대해 "원재료인 수입 맥아의 톤당 계약가격이 하락해 원가 개선이 기대되고, 월드컵도 맥주 수요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반등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에서 국순당은 7천660원에서 8천420원으로 9.92% 급등했다.

생막걸리와 쌀막걸리, 미몽 등 모두 4개 종류의 막걸리 제품을 생산하는 국순당은 이 기간 코스닥시장 상장 1천43개 종목 가운데 상승률 92위를 차지했다.

상위 9% 안에 포함되는 성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막걸리가 '웰빙 주류'로 주목받으면서 막걸리 소비가 급증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잇따라 국순당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KTB투자증권의 김민정 연구원은 "막걸리 시장의 성장이 국내 쌀 잉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한국 식문화를 수출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막걸리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순당을 수혜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초 3천원대이던 주가가 최고 9천830원까지 올랐지만 백세주 활황 시작인 2000년 3천원대에서 2003년 2만9천5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었던 만큼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해외의 막걸리 수요도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전날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막걸리 수출액은 지난해 1월 10만4천달러에서 올해 1월 64만7천달러로 6배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