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주들이 정부가 연구 · 개발(R&D) 세액 공제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한미약품은 5일 3.67% 오른 11만3000원으로 마감하며 닷새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장 초반 2%대 하락으로 시작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 반전했다. 동아제약도 장중 3% 이상 급등했다가 보합인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신풍제약은 0.70% 오른 2만8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3.05%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제약주들이 주목받은 이유는 정부가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에 세액공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바이오제약산업과 화학계 약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를 포함한 R&D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제약산업 발전을 지원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1위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연간 매출이 136억달러에 달해 아반떼 자동차 130만대의 수출 효과와 맞먹는다"며 "하지만 신약개발이 많은 비용이 들고,시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제약업체의 어려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동아제약 한미약품 태준제약 등 3개 제약업체 대표가 참석해 업계 현황과 건의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의세액공제 지원으로 R&D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제약사가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830억원으로 제약업체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도 예상 매출액의 15%인 1000억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작년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중이 13% 수준으로 국내 업계 평균인 8%대를 크게 웃돌았다"며 "R&D 비중이 높은 한미약품이 정부의 세제 지원에 따른 수혜가 제약업체 중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 회사는 작년 4분기에도 R&D 투자를 확대하는 바람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든 10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