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세계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회수후 무상수리) 사태로 떠들썩하지만 정작 도요타의 최고경영자(CEO)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53)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있다.

도요타 일본 본사가 이번 리콜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해명하고 사죄한 지난 2일의 나고야 기자회견에 나타난 건 사사키 신이치 부사장(품질담당)이었다.지난 4일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이상 문제가 제기됐을 때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도 도요다 사장은 나오지 않았다.이땐 요코야마 히로유키 상무(품질보증담당)이 나섰다.

일본 기업에서 제품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할땐 사장이 직접 언론 앞에 나서는 게 관행이다.그러나 이번은 예외였다.특히 도요타 리콜이 세계 소비자들의 안전과 관련된 이슈란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도요다 사장이 직접 나설 경우의 역풍을 우려한 것이란 관측이 있다.사장이 나서 자동차 결함의 문제점을 도요타가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치면 대규모 집단 소송은 물론 도요타 전체의 이미지 타격이 너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란 것이다.

또 창업자의 4세로 도요타 역사상 14년만에 창업가문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사장에 취임한 도요다 사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이번 사태의 책임을 도요다 사장이 뒤집어 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내부적 배려란 얘기다.이번 리콜 사태의 책임은 전임 경영자들의 무분별한 확장 경영탓이란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럼에도 도요타 사상 최악의 리콜사태를 맞아 도요다 사장이 뒤로만 숨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많다.오히려 전면에 나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사태 수습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