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들었던 30여년 전만 해도 성형 · 미용치료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이후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싹터 20년 전부터 이에 대한 붐이 일었다.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에서 심미적 치료를 선보였고 기능성을 갖춘 화장품도 하나둘씩 등장했다.

그러나 같은 심미적 치료라도 당시에는 '기왕이면 아름답게 가능한 빨리'라는 슬로건이 지배했지만 요즘은 보기 좋은 것은 기본이고 '치료과정이 자연스럽고,시술재료가 생체친화적이며,건강에도 이로운' 웰빙 추구 성향으로 바뀌었다. 치과 치료에서도 이 같은 변화 물결이 일고 있다.

가장 큰 혁명은 치아임플란트에서 나타난다. 과거에는 이가 빠졌을 때 양쪽 옆니를 갈아서 인공치아로 덧씌워주는 브리지나 남은 치아에 걸어서 쓰는 틀니 등 다분히 공급자 위주의 치료가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빠진 자리에 임플란트를 심는 '환자 중심적'인 치료법이 고가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일반화되고 있다. 임플란트를 이식하면 보기에도 좋고 씹는 힘도 더 강하며 씹을 때마다 잇몸뼈에 자극이 가해져 턱뼈가 함몰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잇몸뼈가 부족해도 인조 잇몸뼈를 이식하거나 발치한 자신의 뼈를 이식재로 재활용함으로써 치아가 많이 상한 사람도 임플란트를 이식할 수 있게 됐다. 또 과거에는 치아를 빼고 6개월 지나서 임플란트를 심었지만 지금은 당일에 이식하는 쪽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임플란트 시술경험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발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잇몸이 안정된 상태에서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럴 경우 잇몸뼈가 위축되고 일단 아문 잇몸뼈에 또다시 구멍을 내야 하기 때문에 잇몸뼈만 약화되고 치료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이에 비해 발치 직후 임플란트를 심으면 자기뼈와 완벽하게 결합될 수 있다. 발치한 자리야말로 원래 자연니가 있던 곳이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심는 최적의 위치라 할 수 있다. 또 발치 직후에는 잇몸이 청결함이나 튼튼함 등의 측면에서 가장 나은 상태이다. 비유하자면 낡은 못을 뺀 그 자리에서 약간 위치를 변경해 좀 더 긴 새못을 박는 게 고정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는 말이다. 임플란트 심지의 길이는 8~16㎜로 다양하기 때문에 이 같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치과재료도 자연미와 생체친화성을 갖춘 쪽으로 진화했다. '인산칼슘 90%'치과 재료는 색상뿐 아니라 열전도율이나 마모도,굴곡강도(일정 압력을 받은 후 복원되는 강도) 등이 자연치와 가장 유사하다는 장점이 있다. 20년 전에는 어금니는 물론 앞니에도 금니를 넣어 '부의 상징'으로 과시한 반면 지금은 어금니에도 금니를 넣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인산칼슘처럼 자연치와 가장 비슷한 치아재료를 선호하고 있다. 게다가 금니를 넣으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치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인산칼슘 재료는 이런 문제가 없다. 인산칼슘을 이용한 보철물 제작법은 금니를 주조하는 방식과 비슷해서 치아가 깨지고 파인 곳을 정확하게 메울 수 있다.

치열교정은 치아 겉면에 금속이나 세라믹 브라켓 교정장치를 2년여 동안 부착하고 살아야 하는 불편한 방식에서 2주마다 한 번씩 플라스틱 투명교정장치를 교체해 5~12개월 만에 교정을 마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인비절라인'이란 새로운 치열교정법은 비뚤어지고 벌어진 기존 치아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고치고 싶은 상태의 치아 형태로 입체 영상화한 뒤 이런 변화과정을 10~20단계로 등분해 각 단계에 맞는 투명교정장치를 10~20개 만들어 2주마다 교체한다. 이렇게 하면 보기 흉한 치열이 서서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눈에 잘 띄지 않고 더 위생적인 데다 치유과정이 자연스러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선호하고 있다. 인비절라인은 치과의사가 아닌 환자가 아이디어를 내 관련 소프트웨어와 교정장치를 개발하고 10년 만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 성공스토리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처럼 최신 치과치료는 웰빙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다만 어떤 치료가 최고라고 단순화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치아상태,원하는 치료기간,치료의 장단점 등을 치과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신경민 원장 모나리자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