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난 우려로 미국, 유럽 등 각 국의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화가 반등세로 돌아서며 상품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고용지표까지 가세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19개 원자재 종목을 기초로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2.55%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락…强달러+美 고용지표 부진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일 거래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84달러 급락한 73.14달러에 거래돼 이틀째 하락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79달러 하락한 배럴당 72.1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1.22달러 내려간 배럴당 74.78달러에 마감돼 3일 만에 하락반전했다.

석유공사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 하락한 1.374달러를 기록했다.

또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소식으로 경기회복이 지연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한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미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8000건 증가한 48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원유거래 자문업체 카메론 하노버(Cameron Hanover)의 피터 비유텔 대표는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투자 자금이 상품시장을 이탈하고 경기회복 지연으로 석유수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인식의 확산 등이 이날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값, 16개월 만에 최대 낙폭

금값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NYMEX에서 금 4월물은 49달러(4.4%) 떨어진 온스당 1063달러를 나타냈다. 은 3월말은 온스당 96.7센트 하락한 15.35달러에 마감됐다.

달러화 강세는 금값 상승을 견인했다. 유로존의 재정문제가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구리값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월물은 톤당 200달러 떨어진 63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329달러까지 미끄러지면서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은 톤당 62달러 내린 2045달러로, 니켈은 톤당 470달러 하락한 17725달러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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