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은 5일 지식경제부가 데이터 요금 무한정액제 도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은 전날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전략'을 보고하며, 휴대폰 분야 대책으로 데이터요금 무한정액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런 정책의 추진 배경에는 소프트웨어 및 제조업(휴대폰 사업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통신사 업자가 일부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 정책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통신업종의 성장성 제한, 향후 트래픽 폭증에 따른 설비투자 부담 증가 등의 우려 가 제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최근 통신업종의 새로운 성장에 대한 기대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고 지적했다.

무제한 데이터 정액 요금제 도입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는 "스마트폰 도입 초기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도입했던 해외 통신사업자 는 최근 들어 부분 정액제로 요금 제도를 바꾸고 있는 상황"이라며 "AT&T 역시 트래픽 폭증으로 인해 무제한 정액제에서 부분 정액 제로의 제도 변경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만큼 무선 네트워크는 기술적으로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분야이며 이는 네트워크 품질 저하에 따른 소비자 불만문제 등의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행정 지도 등의 일부 압박 수단이 있다고는 하나 사업자가 무조건 따를 이유는 없다"며 "실제로 몇몇 요금 인하건의 경우 사업자가 정부의 시책을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사업자는 당연히 정부의 규제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이런 규제 원칙의 실효성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에 대한 사업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틀 안에서 작동되기 때문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게다가 사업자들은 최근 WIFI 망 확대, 서비스 요금 인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보급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이런 규제 정책이 실행되면 스마트폰 보급 의지가 초기부터 꺾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제한 요금제의 도입은 기본적으로 성장성을 제한할 수 있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사업자가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기존 SK텔레콤, KT, LG텔레콤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바꿀 사안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