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술유출로 회사 신설 혐의 직원들 수사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을 빼내 경쟁업체에 넘긴 것으로 드러난 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 AM(Applied Materials)사의 한국법인 AMK사가 내부 기술 유출 문제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AMK사 직원 3~4명이 반도체 장비 설계도 등 내부 핵심 기술자료를 빼돌린 뒤 다른 동종업체를 세워 영업한 혐의를 포착,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AMK에서 장비 개발 업무를 담당한 이들 직원은 2008년께 회사의 화학증착장비(CVD) 등 반도체 제조장비 설계도면과 핵심 부품의 제작도 등을 담은 기술자료 파일 수십건을 USB 메모리 등에 담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직후 퇴사하고서 빼낸 기술을 활용해 다른 반도체 장비업체를 세워 영업을 했으며, 삼성전자 등 여러 반도체회사에 장비 납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AM사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업체로, 삼성전자에는 거의 독점적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M사가 독점적 장비공급업체라는 지위를 이용해 고가에 장비를 납품한다는 사실을 알고, 경쟁업체를 세워 저가 납품 위주로 영업을 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아래 조직적으로 기술 유출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직원이 기술을 유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유출 당시 기술 보안이 허술했다는 정황이 나오면 혐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그간의 법원 판례를 고려해 AMK의 기술보안 부분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3일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기술 95건을 빼돌려 이 가운데 13건을 경쟁업체인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로 AM사 부사장과 AMK사 팀장급 간부를 구속기소하고 직원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