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운사들이 300t 이상의 중량화물 운송 시장을 잡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UAE(아랍에미리트)로부터 총 4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수주하는 등 무게가 300t 이상 나가는 중량화물 운송 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TX팬오션은 1월 초부터 반잠수식 자항선인 'STX로즈호'의 운항을 시작했다고 31일 밝혔다. 반잠수식 자항선은 배를 물 밑으로 약간 가라앉힌 뒤 밸러스트 수(운항 때 배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선박 내 탱크에 싣는 바닷물)를 배출하면서 물에 떠 있는 화물을 들어 올려 싣는 방식의 선박이다. 대형 크레인으로 화물을 들어 올려 배에 싣는 'LO-LO(Lift on-Lift off)선'의 최대 적재량이 2000t인 반면 반잠수식 자항선은 1만t까지 실을 수 있다. 주로 대형플랜트 설비,석유시추장비 등을 운송한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선사로는 최초로 반잠수식 자항선을 도입해 1월 초부터 운항을 시작했다"며 "올해 안에 반잠수식 자항선 1척을 추가로 들여오는 등 공격적으로 선대 규모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중량물 운송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200t 규모의 크레인을 갖춘 중량화물 전용선인 '현대점보호'를 들여온 뒤 선대를 지속적으로 늘려 현재 3척의 전용선으로 선단을 꾸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아파트 4층 높이에 무게가 330t에 달하는 초대형 산업용 보일러를 선적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운송하는 등 중량화물 운송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가 쌓여가고 있다"며 "선대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