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석유개발사업은 사상 최대 실적
"올해 매출 41조, 영업익 1.2조 목표"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의 지난해 석유사업 매출이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전년대비 8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는 26일 종로구 서린동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2009 실적설명회'에서 지난해 매출 35조8천181억원, 영업이익 9천14억원, 당기순이익 6천9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21.7%, 영업이익은 52.3%, 당기순이익은 22.3% 각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석유사업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석유사업에서 매출 24조2천607억원, 영업이익 349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매출은 전년도 32조2천527억원보다 8조원(24.8%) 가까이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전년도 1조2천425억원보다 97.2% 줄었다.

SK에너지는 석유사업에서 지난해 1분기에 4천3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후 잇따라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액은 2분기에 683억원, 3분기에 1천957억원, 4분기에 1천329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2008년 연평균 배럴당 94.29달러를 기록했던 원유가격이 2009년 평균 61.29달러로 떨어지면서 석유제품 가격의 동반하락을 몰고 왔다.

게다가 원유가격과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가격 사이의 정제마진은 지난 한 해 동안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해외 오일 컨설팅업체 JBC에 따르면 작년 1분기에 1.42달러였던 싱가포르 단순정제마진은 4분기에 마이너스 2달러까지 악화됐다.

석유사업의 부진을 만회해준 것은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린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화학사업에서 매출 9조6천55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6.8%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4년 수준인 6천246억원을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수출 호조에 따른 것으로, SK에너지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683만3천t을 수출하며 7조4천333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8.5% 상승한 것으로,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하락에도 생산량 증가 등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대비 21.1% 상승한 6천35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3.9% 늘어난 3천352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일평균 생산량은 전년도 2만6천배럴보다 50% 이상 늘어난 4만650배럴을 기록했으며 4분기 들어서는 예멘LNG 생산개시로 4만1천700배럴까지 증가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베트남 15-1/05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함과 동시에 브라질 BMC-30, 32광구에서 원유층을 발견하는 성과도 거뒀다.

SK에너지는 어려운 경영환경 여건 속에서도 차입금 감소, 비용절감 활동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8년말 207%에서 지난해 179.5%로 낮췄으며, 순부채비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8%포인트 감소한 72.2%를 기록했다.

한편, 분기별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에 9조6천640억원의 매출에 57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국, 중동 지역의 공장 신.증설에도 산업용 제품 수요 증가 및 경기회복 가시화 등 긍정적 포인트가 발견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대 및 생산설비의 운영 효율성 제고 작업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원유가격, 환율 등 외부 변동성이 심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 역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2차전지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 각 사업에 대한 스피드 경영 등을 통해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1조2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