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덕수가 시국사건에서 '검찰 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강기갑 국회폭력''용산 화재사건 수사기록 공개''PD수첩 광우병 보도' 등 최근의 굵직한 사건에서 논란이 이는 판결을 이끌어내 법원-검찰 갈등의 한가운데에 자리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0일 무죄를 선고한 PD수첩 제작진의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사건에서는 덕수의 김형태,김진영 변호사가 제작진을 대리했다.

김형태 변호사 등은 앞서 농림수산식품부가 2008년 MBC에 대해 제기한 민사상 정정 · 반론보도 소송도 맡아 1,2심에서 일부 패소했지만 검찰을 상대로 한 형사사건에서는 전부 무죄를 받아내 완승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같은 법무법인 신동미 변호사와 함께 '용산 화재사건'에도 참여해 철거민 측을 대리했다. 김형태 변호사 등은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으로부터 지난 14일 "검찰 수사기록 1만여쪽 중 1심 재판에서 미공개된 2000여쪽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법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강기갑 국회폭력' 사건은 덕수의 윤영환,이석태 변호사가 맡았다. 윤 변호사 등은 강 의원의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건손상,방실침입 등 혐의 모두에 대해 면죄부를 받아냈다.

덕수는 변호사 15명의 중소 법무법인이지만 법조계에서는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다.

덕수의 변호사들은 1988년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덕수 소속이었던 고(故) 황인철 변호사와 고영구 전 국가정보원장,최병모 변호사와 현 멤버인 이석태 변호사가 민변 회장 출신이고 이돈명 대표 변호사는 민변 고문이다. 이 대표는 '김지하 필화사건''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김재규 박정희 전대통령 시해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의 변호를 맡았으며 1986년에는 당시 수배 중이던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숨겨준 혐의로 8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민변과 인연이 깊다보니 민변을 통해 소개받는 시국사건들이 많다"며 "그러나 시국사건으로는 법인 성장에 한계가 있어 점차 기업 법무 분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