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약사인 한독약품 주가그래프가 올들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정책이 강력하게 시행되면서 오리지날 의약품 처방이 갈수록 증가될 것이란 전망에 실적개선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20% 상승률…16000원대 '회복'

한독약품 주가는 올 첫 거래일(4일)부터 전날(19일)까지 약 20% 올랐다. 연초만 해도 1만3000원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1만6000원선까지 상승, 3개월여 만에 1만6000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20일 오후 1시37분 현재 한독약품은 전날대비 2.24% 하락한 1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만61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물량이 늘어나면서 닷새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한독약품이 연초부터 시장참여자들로부터 이처럼 관심을 끈 것은 강력한 정부정책 수혜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최근 '가치투자 그 자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독약품은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정책 등 산업 변화의 최대 수혜주"라고 호평했다.

이 증권사 김봉기, 정홍식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로 인해 의사들의 오리지날 의약품 처방이 증가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누릴 것"이라며 "의사들은 제네릭 의약품 보다는 약효에 대한 신뢰성이 높은 오리지날 의약품 처방을 증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한독약품은 주로 오리지날 제품(모회사인 사노피사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국내 제약사 중 한독약품이 보유중인 오리지날 신약수는 27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한독약품, 올들어 20%↑…정책수혜로 이익 급증
◆영업익 전년比 두 배 늘어날 듯…매출성장은 '19%'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은 올해 매출 3500억원 돌파, 19% 성장이라는 경영목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또 회사 성장동력으로 백신·B형간염치료제 등 신제품과 생산공장 리모델링, 연구개발(R&D) 조직 개편 등을 제시했다.

증권업계도 올해 이 회사의 백신부문 신규 매출만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 매출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독약품은 최근 주주회사인 사노피-아벤티스사로부터 백신 국내 판권을 획득해 판매중이다.

영업이익의 성장전망은 더 눈부시다. 이트레이드증권은 한독약품의 올해 영업이익이 2009년 194억원에서 385억원으로 98% 이상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1년 만에 영업실적이 두 배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전년의 6.6%에서 1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봉기 애널리스트는 "한독약품은 제품 원재료 수입과 해외상품 수입판매를 위한 수입 규모 합계는 총 매출액의 50%을 웃돌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2010년 연평균 환율이 전년대비 10%(128원) 하락시 영업이익률은 4.4% 포인트 개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1278원에서 2010년 1114원으로 12.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환율하락 효과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을 6.4% 포인트보다 낮은 4.4% 포인트를 적용, 올해 영업이익률을 11%로 잡았다"고 전했다.

◆시가총액 맞먹는 20층짜리 건물은 '보너스'

한독약품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 역삼역 부근 20층 짜리 건물을 갖고 있다. 이 건물의 현재 가치는 시가총액(약 1700억원, 1월18일 종가기준) 수준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대료 수입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독약품은 보유중인 20층 건물중 7개 층을 직접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임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임대매출액 규모는 32억원이며, 임대보증권은 1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금보유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독약품의 2009년말 현재 순현금 규모는 45억원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