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경제위기와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겹친 우크라이나가 매물로 내놓은 국내 최대 철강그룹을 앙숙인 러시아 기업이 인수를 추진,양국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에너지에 이어 철강으로 양국간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우크라이나 대표 철강업체의 인수자로 익명의 러시아 기업이 유력해지자 이 문제가 우크라이나 대선의 정치적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헝가리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철강그룹 ISD는 누적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 20억달러 가량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이런 ISD를 러시아 브네쉬예코놈방크(대외경제은행)의 중개로 이달말경 익명의 러시아 그룹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해지자 러시아와 관계자 좋지않은 우크라이나에서 뜨거운 정치 이슈가 돼버렸다.앞서 러시아의 광산재벌인 알리셔 우스마노프나 억만장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금속기업 예브라즈 등이 ISD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친 서방파인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친러파 대선후보인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와 야당 지도자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러시아와 결탁해 기간산업을 팔아넘기려 한다”며 “두사람은 크레믈린과의 야합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을 둘러싸고 날선 대립상을 보여왔다.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의 80% 가량이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데 가스통과료와 가스값을 둘러싸고 양국이 매년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결국 지난해 1월에는 양국간 협상에 진전이 없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차단,우크라이나와 유럽 10여 개국이 2주 가까이 난방에 차질을 빚고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