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과정과 입시제도를 대폭 개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알려진 것을 베끼고 따라하는 '모방형 인재'가 아닌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는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4일 '제2차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및 사교육비 경감 민 · 관 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교육과정에서 입시까지 교육의 패러다임을 창의 · 인성교육 중심으로 전환해 달라"며 이 같은 내용의 검토를 적극 주문했다.

◆창의 · 인성교육 강화

민간위원인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창의 · 인성교육 강화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점수 위주에서 창의성과 잠재력 위주로 학생 선발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 방안으로 △창조형 문제 · 열린 문제 도입 △암기과목에 대한 자격시험화 △지역균형선발제 등 다양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창조형 문제 · 열린 문제는 학생들이 기존에 접해보지 않은 문제를 출제해 새로운 것을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고,남과 얼마나 다르게 독창적으로 답했나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다. 수능 탐구영역 등의 암기과목은 점수로 우열을 가리지 않고 일정 수준이 넘으면 '통과(Pass)',넘지 못하면 '불합격(Fail)'으로 '자격시험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업 방식도 지식전달 위주의 강의식에서 탐구 · 토론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 총리가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다음 회의 때까지 구체적 실현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 공정성 · 객관성 강화 문제와 관련,내년부터 교사추천서와 자기소개서 대필(代筆) 여부를 가릴 수 있도록 다수의 사정관이 교차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고액 컨설팅에 대한 탈세 ·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향후 이를 규제하는 법률도 검토 중이다.

◆등록금 인상 억제 유도

협의회에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 총리는 "대학 등록금이 인상되지 않도록 적극 유도해 달라"며 내년도 등록금 동결을 이배용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게 요청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도에도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4년제대는 서울여대와 가톨릭대 등 두 곳뿐이다. 그러나 정 총리가 이처럼 요청함에 따라 대학들도 등록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금 근거도 공개된다. 이미 지난 10월 교육기관 정보공개 특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등록금 책정과정,등록금 상승요인 등이 공시될 예정이다. 교과부는 또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에서 등록금 인상률을 5% 반영한 뒤 연차적으로 반영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등록금이 합리적으로 책정되도록 하고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등록금 인상 억제를 적극 유도하라"고 교과부에 거듭 지시했다.

◆학교 권한 · 책무 높인다

협의회에서는 이 밖에 학교장에게 선택과목을 신설할 수 있는 권한 및 교사 초빙권을 부여하고 실력이 떨어지는 교사에 대해선 '비정기 전보'를 요청할 수 있는 요건과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서울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장 학교경영능력평가'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정 총리는 "공교육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리더십 있는 교장'과 '실력과 열정을 갖춘 교사'"라며 "학교의 자율 확대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책무성 원리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웅/장진모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