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자재업체인 A사는 충북에 있는 18홀 규모의 대중(퍼블릭)골프장을 700억원 선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A사는 당초 골프장 매각에 미온적이었으나 건설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자금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결국 매각을 선택했다. 한 스포츠용품업체가 이 골프장 인수를 두고 막판 가격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업계에 인수 · 합병(M&A)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회원권 분양이 여의치 않은 수도권 및 지방 회원제골프장과 인허가를 추진 중인 골프장,경기침체로 영업이 부진한 골프장들이 M&A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 물건은 외부로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공개될 경우 회원권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사업 추진 주체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으로 작용해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장은 아파트처럼 '매물이다,아니다'라고 한마디로 단정짓기 힘들다"며 "매수 및 매도자 간에 조건이 맞으면 언제든 협상이 가능한 게 골프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매각 가능한 물건으로 꼽히는 골프장이 3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범라운드 중인 경기 북부의 한 골프장도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오창과 충남 천안에서도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이 매각 가능한 물건으로 꼽힌다. 건설회사가 보유한 충남 논산과 전남 장흥의 골프장 부지(18홀)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인허가 중인 인천 강화도 소재 골프장 부지와 인허가가 끝난 강원도 홍천의 대중골프장도 매각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대중골프장도 1300억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때문에 완공된 골프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