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코레일 서울사옥 정전사고로 승차권 발매 시스템이 2시간 이상 마비되면서 주말 전국 기차역의 발권 창구가 큰 혼잡을 빚었다.

이날 서울역과 경기 광명역 등 수도권 기차역의 발권 창구에서는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입석으로 표를 파는 비상발매가 이뤄졌고 퇴근길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불편을 겪었다.

광명역 관계자는 "좌석 지정이 안돼 있는 승차권이라 예약 승객을 제외하고 현장 구매객들은 차내에서 승무원에게 좌석 지정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부산역 대합실에서도 이날 "정상 발권이 어렵다"는 안내방송이 나간뒤 비상발매가 이뤄지자 승객들이 100m 가까이 줄을 섰다.

승객들이 한꺼번에 줄을 서느라 뒤엉키면서 혼잡상황이 빚어졌고 일부 승객들은 매표 창구 직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 승객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이용하기가 불편한 형편인데 기차표 발권시스템까지 마비됐다니 할말이 없다"며 "시스템 고장 사실을 즉시 알리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안내도 늦었고 뾰족한 대책도 없이 무작정 기다려서 짜증스러웠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역에서도 입석 발매만 이뤄지면서 항의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일부 승객은 서둘러 고속버스 터미널로 발길을 돌렸다.

광주.전남 주요 역에서도 입석표에 대한 수기 발권이 이뤄지면서 발권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소요됐고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각 역마다 승객들이 표를 제때 사지 못해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역에서는 일부 승객들에게 입석권도 제대로 발매하지 못해 열차에 그냥 태우고 요금을 추후 정산하기도 했다.

이날 승차권 발매 시스템 마비는 오후 5시 21분께 서울 용산구의 코레일 사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정전 사고가 나 발권 시스템 서버가 다운되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와 전화자동응답(ARS) 예약시스템 등도 일시적으로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이날 2시간 14분만인 오후 7시 35분께 발권 시스템 서버 복구를 모두 마쳐 열차표가 정상 발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