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독일의 국영 철도업체인 도이체반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인 카타르에서 170억유로(253달러) 규모의 철도망 확충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이로써 도이체반은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한발짝 앞서나가게 됐다.

22일 AFP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반은 카타르의 국영 인프라 및 부동산 개발업체인 카타르 디아르와 함께 카타르철도개발을 설립,초고속철과 지하철 등의 철도 네트워크를 건설하기로 했다.202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이번 사업에는 총 170억유로(253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도이체반은 카타르철도개발의 지분 49%를,나머지는 카타르 디아르가 소유한다.

카타르철도개발은 최고 시속 350km까지 달릴 수 있는 초고속철도를 수도 도하에서부터 이웃 산유국인 바레인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180km에 깔게 된다.또 도이체반은 도하의 도심 교통망 확충을 위해 90개역으로 이뤄진 4개 노선의 총길이 300km의 지하철을 설계하고 건설할 예정이다.도이체반의 뤼디거 그루베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 정부가 이런 야심찬 인프라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도이체반을 선택해 기쁘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독일내 일자리를 지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피터 람사우어 독일 교통장관은 “이번 계약은 특히 교통 부문에서 독일의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카타르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도이체반은 다른 중동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철도 등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더 큰 기회를 노리고 있다.교통망을 확보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자국의 경제발전을 꾀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인프라 건설에 앞으로 20년간 수천억유로를 투자할 것으로 추산된다.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메카와 메디나를 잇는 53억달러 규모의 철도를 깔고 있으며,제다국제공항의 확장공사도 진행중이다.원유 매장량 세계 3위인 이라크도 남부 항만의 수리 및 확장을 준비중이며,아라비아반도 남부의 예멘도 자국 최초의 철도를 건설하기 위한 입찰을 시작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