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순이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중소기업들의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어 연말 중기 금융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자금 재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한국은행이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순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중소기업의 차입금 잔액은 상반기 10조4천억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7천억원 늘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비해서는 3조9천억원 급증했다.

순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순이자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차입금 잔액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59.0%로 작년 하반기보다 2.7%포인트, 작년 상반기보다 9.5%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 잔액과 단기차입금 비중 모두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저하됐던 기업의 채무부담능력이 올해 상반기 중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내외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수익기반이 취약한 기업은 경영 안정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순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차입금으로 충당하는 경향이 심화됐기 때문에 올해 말 중소기업 금융지원시책이 종료되면 차입금 연장 등 자금 재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가계의 소득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뚜렷한 조정 없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차입이 과다한 가계는 향후 이자지급부담이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다만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7월 말 47.1%로 미국(74.9%), 영국(2007년 말 85.2%)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아 건전성이 양호한 데다 여타 가계대출의 경우에도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차주 대출비중이 상승하는 등 질적 구조가 개선돼 가계의 대규모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위험 대출로 분류되는 담보인정비율 80% 이상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1.1%로 미국의 20%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전체 가계신용 중 우량등급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은 7월 말 현재 66.1%로 작년 10월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