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 미니스톱이 국내 편의점업계 4위인 바이더웨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미니스톱은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그룹 계열이며 국내에서도 편의점 미니스톱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4,5위인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이 합치게 되면 롯데그룹 계열 세븐일레븐을 제치고 3위로 부상하게 된다. 바이더웨이는 1990년 오리온이 설립한 토종 편의점으로,2006년 미국계 사모펀드 유니타스캐피털로 넘어간 뒤 지난해 매물로 나왔다.

◆미니스톱,강력한 인수후보로 부상

로이터통신은 18일 일본 미니스톱이 한국 바이더웨이 인수전에 참가할 것이라고 도쿄발로 보도했다. 또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도 롯데그룹과 손잡고 바이더웨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일본 편의점업체들이 바이더웨이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현지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니타스는 지난해부터 롯데를 비롯해 국내 편의점 1,2위인 훼미리마트와 GS25에도 바이더웨이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다. 롯데는 구체적인 실사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너무 커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더웨이를 1505억원에 인수한 유니타스는 점포 수,매출,이익 증가를 근거로 3500억원 안팎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2000억원대 초반을 적정가격으로 보는 인수 희망 업체들과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바이더웨이 점포 수는 인수 당시 980개에서 지난달 말 현재 1460개로 늘었다.



지난달부터 공식 매각절차

유니타스는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지난달 도이체방크를 주간사로 선정해 공식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타스가 일본 이온그룹 측과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미니스톱이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근 일본에서 양측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는 설까지 나왔다.

미니스톱은 주로 호남권,바이더웨이는 영남권에 점포가 많아 서로 중복되는 매장이 적어 다른 업체에 비해 인수 리스크가 작은 점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한국 미니스톱 관계자는 "일본 본사로부터 인수와 관련된 얘기를 듣거나 자료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인수를 추진한다면 이온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 GS도 인수전 나선 듯

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지난달 말 1178개로 바이더웨이와 합치면 2638개가 된다. 훼미리마트(4400여개)나 GS25(3800여개) 등 선두권과의 격차는 여전하지만 세븐일레븐(2200여개)을 제치게 된다. 세븐일레븐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국내에 들여왔지만 대형 편의점 체인 중에선 최하위로 처지게 되는 셈이다. 로이터의 보도에 롯데 측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밝혔지만 '롯데 인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나 일본 1위인 세븐일레븐의 자존심을 감안할 때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 훼미리마트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GS25도 인수전에 참가했다. 관계자는 "18일 마감한 인수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유니타스 측이 요구한 가격보다 낮게 써내 인수 가능성은 낮다"며 "공식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어도 최종 결정은 비공식 협상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강유현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