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콜롬비아와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 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8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지난달 30일 콜롬비아가 미국과 체결한 군사협력조약을 비난하면서 "만약 베네수엘라를 공격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전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군 민병대를 비롯해 남녀 모두가 베네수엘라를 지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전쟁 준비에 단 하루도 허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전쟁 발언에 놀란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은 즉각 "베네수엘라의 전쟁 위협에 대해 미주기구(OAS)와 유엔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또 "콜롬비아는 어떤 이웃 국가에도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 않다"며 "베네수엘라에 솔직한 대화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현재 남미에서 유일하게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다. 콜롬비아와 미국은 최근 현재 250명 수준인 미군 병력을 군인 800명과 민간인 군속 600명 수준으로 늘리고,7개 공군기지 이용을 허가하는 내용의 군사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이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콜롬비아군에 지원한 금액은 2000년 이후 총 60억달러에 달한다.

2200㎞의 국경선으로 맞닿아 있는 두 나라는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FARC 때문에 지난 수십년 동안 긴장 상태를 유지해왔다. 콜롬비아는 지상군 23만명(장갑차 330대)을 보유하고 있다. 지상군 14만명(전차 120대,장갑차 600대)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2004년부터 러시아제 전투기를 도입하는 등 군사력을 키워왔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