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2년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창용(33.야쿠르트 스왈로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일부터 시작할 야쿠르트와 계약 협상을 앞두고 선택할 길이 많아진 덕분이다.

야쿠르트의 다년계약 조건을 수용할 수도 있고 유리한 조건에서 다른 팀의 입질을 기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인 박유현씨는 6일 "야쿠르트가 다년 계약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조건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제비군단 수호신으로 지난해 1승5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남겼던 임창용은 2년째를 맞은 올해는 5승4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5라는 진일보한 성적을 거뒀다.

세이브 숫자는 줄었지만 시즌 중반까지 무자책점 행진을 벌여 '미스터 제로'로 이름을 날렸고 2점대 초반으로 시즌을 마쳤다.

2007년말 3년간 최대 500만달러에 야쿠르트와 계약한 임창용은 내년에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기로 이미 지난 7월 구단과 합의했다.

관건은 계약기간이다.

야쿠르트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빠른 160㎞짜리 광속구를 뿌리며 열도 팬의 시선을 끌어모은 임창용을 계속 팀에 붙잡아 놓고 싶어한다.

최강 계투진을 이뤘던 이가라시 료타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터라 임창용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내년을 포함해 2년 이상 장기 계약은 물론 각각 2008년 30만달러, 2009년 50만달러였던 임창용의 연봉도 크게 올려 100만달러 이상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야쿠르트의 베팅액에 따라 임창용의 결정이 달라진다.

A급 마무리 투수가 희귀한 사정상 임창용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굳이 야쿠르트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임창용이 허리 통증 탓에 2년 연속 30세이브를 넘진 못했지만 센트럴리그 마무리 투수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는 데 이견은 없다.

41세이브를 올린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는 노쇠해 1이닝을 확실히 맡길 수 없고 마크 크룬(요미우리.27세이브)은 제구력이 좋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

36세이브를 올린 나가카와 가쓰히로(히로시마)도 평균자책점 2.76에서 보듯 제구력이 흔들린다.

한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25세이브)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고 있어 임창용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센트럴리그뿐 아니라 퍼시픽리그에서도 특출난 마무리 투수를 찾기 어려워 임창용에 대한 러브콜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내년에도 임창용이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면 주가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