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中 선전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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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문제에 봉착하면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민하게 되고,그래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으면 소위 역발상을 떠올린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인생의 많은 시간을 도시 성장관리를 위해 일하다 보니 그 출발점을 '역발상의 도시'에서 찾게 된다. 과거에는 누구나 아는 물의 도시 베니스가 연상됐으나 최근에는 중국의 선전이 떠오른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상하이 동방명주에 올라가 천지가 개벽했다고 놀랐다가 선전을 방문해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도시전문가라고 하는 나 역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56층의 힐튼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끝없는 현대적 도시.이 도시가 불과 30년 전엔 인구 10만명 남짓의 소도시였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현재 인구 1400만명,면적은 서울의 3배에 이르는 초거대 도시로 성장한 비밀에는 중국 개혁 · 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의 역발상이 숨어 있다.
선전이 개방정책의 모델로 1981년 경제특구로 지정되자 덩샤오핑은 곧바로 이곳에 자기 사무실을 만들고 이해관계자들과 씨름하면서 개발계획을 짜며 특구에 전국을 집중시키는 역발상을 하게 된다. 즉 중심가를 16개 블록으로 분할한 뒤 각 구역의 개발과 기능 유치를 16개 성에 맡겼다. 이에 따라 각 성은 경쟁하면서 개발하고,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한 기업이나 성 출신 기업인들이 활발하게 참여함으로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성과는 부동산 투기꾼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돌아갔다. 우리의 지역 개발이나 신도시 개발의 경우와 같이 어느 곳의 어떤 기능을 떼어다가 이주시키는 제로섬 게임식 개발정책에 많은 고려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선전 도심을 걷다 만나는 덩샤오핑의 동상을 보면 여기가 중국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왜냐하면 중국 어디를 가도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의 동상은 곳곳에 있지만 다른 지도자의 동상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전에서는 덩샤오핑이 최고 지도자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선전의 역발상은 태생적이 된 것 같다. 왜냐하면 역전시회(Reverse Exhibition)의 출발도 선전이다. 기업들이 자기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해 다른 회사 제품과 경쟁하는 장을 전시회라고 한다면,역전시회는 자기들이 만든 제품을 분해해 전시하면서 이보다 품질 좋고 싼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주로 대기업인 갑이 우월적 위치에서 하도급업자를 밀실에서 골라 공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하도급업자가 공개적으로 경쟁해 공급하는 역전시회는 해를 더할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이러한 역전시회가 열렸다는 뉴스를 접해 보지 못했다. 선전의 역발상은 한번쯤 우리의 중앙 · 지방 정부가 참고할 만하다.
김병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kimparis2000@yahoo.co.kr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상하이 동방명주에 올라가 천지가 개벽했다고 놀랐다가 선전을 방문해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도시전문가라고 하는 나 역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56층의 힐튼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끝없는 현대적 도시.이 도시가 불과 30년 전엔 인구 10만명 남짓의 소도시였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현재 인구 1400만명,면적은 서울의 3배에 이르는 초거대 도시로 성장한 비밀에는 중국 개혁 · 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의 역발상이 숨어 있다.
선전이 개방정책의 모델로 1981년 경제특구로 지정되자 덩샤오핑은 곧바로 이곳에 자기 사무실을 만들고 이해관계자들과 씨름하면서 개발계획을 짜며 특구에 전국을 집중시키는 역발상을 하게 된다. 즉 중심가를 16개 블록으로 분할한 뒤 각 구역의 개발과 기능 유치를 16개 성에 맡겼다. 이에 따라 각 성은 경쟁하면서 개발하고,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한 기업이나 성 출신 기업인들이 활발하게 참여함으로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성과는 부동산 투기꾼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돌아갔다. 우리의 지역 개발이나 신도시 개발의 경우와 같이 어느 곳의 어떤 기능을 떼어다가 이주시키는 제로섬 게임식 개발정책에 많은 고려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선전 도심을 걷다 만나는 덩샤오핑의 동상을 보면 여기가 중국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왜냐하면 중국 어디를 가도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의 동상은 곳곳에 있지만 다른 지도자의 동상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전에서는 덩샤오핑이 최고 지도자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선전의 역발상은 태생적이 된 것 같다. 왜냐하면 역전시회(Reverse Exhibition)의 출발도 선전이다. 기업들이 자기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해 다른 회사 제품과 경쟁하는 장을 전시회라고 한다면,역전시회는 자기들이 만든 제품을 분해해 전시하면서 이보다 품질 좋고 싼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주로 대기업인 갑이 우월적 위치에서 하도급업자를 밀실에서 골라 공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하도급업자가 공개적으로 경쟁해 공급하는 역전시회는 해를 더할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이러한 역전시회가 열렸다는 뉴스를 접해 보지 못했다. 선전의 역발상은 한번쯤 우리의 중앙 · 지방 정부가 참고할 만하다.
김병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kimparis200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