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초대'EU 정상회의 의장'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선거전이 뜨겁다. 유력 후보였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유럽 각국의 반대로 거센 역풍을 맞은 가운데 5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대륙 내 강대국은 물론 중소 국가들마저 일제히 '블레어 불가론'을 내세워 블레어 총리의 EU 초대 대통령 도전이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30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물론 줄곧 지지 의사를 밝혀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마저 블레어로부터 등을 돌렸다.

여기에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와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공개적으로 블레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표명했다.

블레어 외에 EU 초대 대통령 후보로는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파보 리포넨 핀란드 전 총리,헤르만 반 롬푸이 벨기에 총리,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 등 5인방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블레어에게 판돈을 걸면 배당액이 오히려 판돈보다 적었고 발케넨더에게 판돈을 걸었을 때 배당률은 400%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 영국의 대표적 도박업체 래드브록스에 따르면 블레어와 발케넨더의 판돈 대비 배당률이 250%로 똑같아졌다.

한편 이번 EU 정상회의에선 "2011년까지 경기부양 정책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출구전략 시점 설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