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으로 반도체, 휴대폰, LCD TV 등의 높은 경쟁력을 확인시켜줬다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지금이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 3분기 실적 '굿'…반도체·LCD·정보통신 "고른 호조"

삼성전자는 30일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5억8700억원, 영업이익 4조2300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액은 10%, 영업이익은 68%(영업이익률 12%로 4%포인트 증가) 증가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18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에 반도체, LCD, 정보통신 등이 모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도체의 경우 수요증가 및 가격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9100억원 늘어난 1조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2007년 IT침체기 이후 2년여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LCD도 2008년 2분기 이후 1조원대 영업이익에 복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분기 최초 6000만대 판매 달성과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대폰의 경우 3분기 연속으로 견조한 두 자리수의 이익률을 유지 했다. TV도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원가경쟁력 제고 등으로 2분기 연속으로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을 달성, 질적·양적으로 확고한 1위를 달성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당초에 제시했던 가이던스보다 조금 좋게 나왔다"며 "실적이 시장의 예상과 부합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의 업황이 회복됐고 내년에도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 끌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 4분기 실적은 둔화될 수도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IT팀장은 "예상대로 반도체, LCD,TV가 잘 나왔지만 기존에 삼성전자가 제시했던 전망치에 부합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관건은 4분기와 내년 사업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도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비해 다소 악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4분기 전망에 대해 "환율하락과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3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 나 주력 사업의 원가경쟁력 및 시장지배력 강화를 통해 전사 수익성 유지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반도체와 LCD는 양호한 수급 상황하에서 원가절감에 더욱 주력하고 TV와 휴대폰은 연말 최대 성수기를 맞아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 화해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계절적인 요인과 LCD 단가 하락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반도체의 수익성이 좋아 이런 우려를 넘어설 것"이라며 "연결기준으로는 4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 정도를 기록해 바닥을 친 뒤, 내년 1분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있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경쟁업체들도 공격적인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부분의 우려는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 내년 실적 개선…"장기적으로는 지금사야"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2010년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대부분의 IT, CE제품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PC수요는 두 자리수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LCD TV는 LED TV 및 이머징 마켓 수요 증가로 인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휴대폰 시장도 두 자리 수 성장률이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2010년 실적이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지금 주식을 사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박강호 팀장은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4분기 이익 모멘텀 둔화로 소폭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는 지금이 사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구 애널리스트도 "앞으로 실적이 좋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70만원이 깨지면 바닥에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데 전망이 좋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 70만원 초반인 무릎에서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김성인 상무도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싸다"며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한민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