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나간지 하루만에 40~50대 고객들에게서 'CF 잘 봤다'며 반응이 들어왔습니다. 그 동안 다양한 광고를 기획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이효리의 '대우증권 다이렉트' TV 광고가 지난 22일 한국시리즈 중계 방송에서 처음 공중파를 탄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동안 무명 모델이나 외국인 모델을 주로 등장시켰던 증권사 광고로서는 이례적인 빅모델 발탁이었지만, 증권사 고객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대박을 친 셈이다.

이학인 대우증권 홍보실 광고파트장은 "이효리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대우증권의 '다이렉트' 이미지와 잘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다이렉트 고객 중 남성이 60~7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것도 뜨거운 반응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명 모델들보다는 모델료가 월등히 높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파트장은 "여성 연예인의 경우 스캔들 위험성도 제기됐지만, 이효리는 데뷔 이후 십년 넘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촬영장에서도 프로답게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여 '역시 이효리'라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네티즌들도 대우증권 광고에 대해 "이효리와 증권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오히려 큰 효과를 본 듯하다" 또는 "뮤직비디오 같은 감각적인 영상이 눈길을 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도 여성 빅모델을 TV 광고에 등장시킨 적이 있다. 윤은혜와 이천희를 공동으로 등장시킨 삼성증권 CMA(어음관리계좌) 광고에서다.

김진호 삼성증권 홍보팀 과장은 "젊은층에게 삼성증권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파격적인 모델 기용을 했다"면서 "팬들이 광고 동영상을 블로그를 통해 퍼 나르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공격적인 고객 확장에 나서면서 연예인들이 증권사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가수이자 기획자인 박진영과 야구해설위원으로 이름을 날린 허구연을 모델로 한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증권 역시 지난 8월 배우 고수를 모델로 기용한 바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5월 배우 이시영씨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방영했다.

증권사뿐만 아니다.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은 지난 21일 '찬란한 유산'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 문채원을 모델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이후 금융사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연예인을 내세운 증권사간 상품광고 경쟁이 상품의 수익률 등 질적인 경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