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국내 증시에 대해 여전히 '오버슈팅'(과열) 상황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김학주 센터장은 27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코스피 지수는 거품이 낀 '오버슈팅' 상태"라며 "거품이 커진다면 1850까지도 가능하지만 거품을 제외할 경우 1540선이 적정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최근 주가 버블은 풍부한 유동성과 깜짝 실적에 따른 것"이라며 "경기회복이 시작되면 풀린 돈이 돌며 곧 물가가 상승할 것이고 그 때는 경기회복 속도 보다 유동성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라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소비가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내놓은 이유는 생산성 향상보다는 일시적 비용절감에 따른 '마법'이라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이런 마법으로 인해 주가가 아직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중국 생산설비의 가동률이 상승하거나 자금이 달러에서 원자재로 급격히 이탈하는 경우 이 같은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동안 주가를 이끌어온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이 '즐길 만큼 즐겼다'고 판단했다.

그는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그 동안 국내 수출업체들은 환율효과로 인해 생산설비를 거의 완전 가동했기 때문에 이를 즐길만한 유휴설비가 제한적"이라면서 "차라리 영업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만이 더 매력적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가 부진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 크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어서 한국의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